스타리그 결승전 저그 징크스 깨고 우승…저그 최초 2회 우승 금자탑
 
‘저그의 모든 숙원은 내가 풀어낸다’

‘투신’ 박성준(이고시스POS)이 ‘저그는 결승전에서 테란을 이길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깨며 감격의 우승을 거머 쥐었다.

박성준은 2일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2005 에버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이병민을 상대로 극적인 3대 2 승리를 따내며 저그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이로써 박성준은 지난해 8월 저그 종족 최최의 우승을 일궈낸 데 이어 이번 스타리그를 계기로 임요환과 김동수,이윤열에 이어 4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2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특히 이번 결승에서 박성준은 테란을 상대로 승리로 따내며 완벽한 ‘저그 영웅’으로 탄생했다. 박성준이 저그 종족의 모든 징크스와 숙원을 풀어내는 역사를 새로 쓴 선수가 된 것.

승부는 5경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첫경기를 어이없는 뮤탈 콘트롤 미스로 내준 박성준은 2경기와 3경기를 내리 따냈지만 4경기에서 6배럭으로 초반에 올인한 이병민의 기세에 밀려 내주며 세트스코어는 2대 2의 상황. 하지만 진짜 피를 말리는 접전은 5경기에서 펼쳐졌다.

5경기에서 박성준과 이병민은 근래 들어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어 내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박성준의 편에 섰다.

초반은 승리의 여신이 이병민에서 웃음을 보이는 듯 했다. 정찰을 나가던 이병민의 SCV가 운좋게 박성준이 보낸 드론을 발견한 것. 박성준이 본진 앞마당에 해처리를 건설하고 앞마당 멀티를 하며 뮤탈리스크 테크를 타는 동안 이병민은 빠르게 팩토리를 올려 탱크를 확보해 나갔다. 이병민이 다수의 머린·메딕과 탱크 2기로 진출, 박성준의 앞마당 성큰을 하나 둘 파괴하며 박성준을 궁지로 몰아넣으면서 승부가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박성준은 꾹 참고 뮤탈을 모아나가며 앞마당을 지켜냈다. 이에 이병민은 5시에 몰래 멀티를 하며 다시 한번 병력을 모아 진출했지만 박성준은 뮤탈로 후속병력을 지속적으로 차단하며 저글링과 함께 이병민의 진출 병력을 모두 궤멸시키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어 박성준은 저글링 뮤탈로 이병민의 본진을 두드리며 5시 몰래멀티까지 파괴하고, 마지막 진출을 시도한 이병민의 병력을 스탑럴커로 잡아내며 GG를 받아냈다.
 
박성준 인터뷰
"테란을 이기고 우승해서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할말이 없다. 정말 하고 싶었던 우승이다. 2번 우승을 해서 내 이름이 밖힌 우승컵을 꼭 받고 싶었다.”

숨막히는 접전 끝에 이병민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박성준은 “테란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성준은 이번 승리로 저그 유저로서는 최초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2회 우승자로 기록되며 특급 스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또 이번에 우승으로 앞으로 당분간은 프로게이머 랭킹 1위를 지켜내는 성과도 올렸다. 다음은 우승 직후 그와 나눈 일문 일답.

- 마지막 경기 2탱크 조이기 들어왔을 때 잘 참았다. 무슨생각을 했나.
▲ 못막을 것 같았는데 잘 참다 보니 운이 따라준 것 같다. 참다보니 병력에서 우위에 설수 있어 막을 수 있었다. 가운데 진영이 뚫렸을 때 지는 줄 알았다. 뮤탈로 병력을 끊어주는 플레이를 잘해서 이긴 것 같다. 그 것때문에 병력에서 우위를 점해 테란 병력을 잡아내고 마지막에 한방 러시를 할 수 있었다.

- 1경기와 4경기를 너무 쉽게 졌다.
▲ 1경기 때는 뮤탈이 말을 안들었다. 물론 내가 콘트롤한 것이지만 한부대가 어이없이 가서 죽고, 또 죽고 정말 황당했다. 지고나서 열이 많이 올랐다. 2경기는 상대가 벙커러시를 해줘서 쉽게 이겼다. 사실 2경기는 벙커러시를 막으려고 2해처리를 갔다. 4경기는 알고도 졌다. 본진에 성큰을 지었어야 했다. 성큰 하나면 머린 6기는 막을 수 있는데 저글링 컨트롤에 신경 쓰느라 성큰을 짓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 결승전을 준비하는데 도와준 선수들이 있다면.
▲변길섭, 박민현, 이운재, 서지훈, 진영수, 한동욱, 차재욱, 안상훈, 임요환, 변형태 선수등이 도와줬다. 더 있을 텐데 잘 생각이 안난다. 어제 임요환 선수와 많이 이야기했다. 1경기 정찰 잘 막으라는 조언을 했다. 어제는 게임할 사람이 없어서 일찍 잤다. 12시간은 잔 것 같다.

- 입장할 때 이병민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던데 무슨 얘기를 했나.
▲서로 팬들에게 환호해 주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손을 흔드는 게 너무 이상한 것 같다며 서로 안하기고 약속했다(웃음).

- 2회 우승이면 연봉에 욕심이 날만도 하다.
▲일단은 그냥 주는 대로 받는다는 생각이다. 억지로 우긴다고 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결정했을 때 판단을 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겠다.

- 검정고시 준비는 어찌되고 있나.
▲ 시험이 8월 3일인데 시간이 없다. 머리에 든 게 하나도 없어서 걱정이다. 앞으로 오전에는 운동하고 공부만 하고 오후에는 연습을 할 계획이다.

- 경기석이 무척 더웠다고 하던데.
▲너무 더워서 집중을 할 수 없었다. 1, 2경기 때는 그래서 경기가 이상해 졌다.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 이병민은 어떤 선수같나.
▲지난 시즌에 이어서 정말 많이 놀라게 한다. 지난해 빠른 벙커링에 이어 발키리까지 뽑더니 오늘도 4경기에서 리플보니까 6배럭까지 하더라. 오늘 컨셉트가 빠른 승부 였던 것 같다. 그렇게 따져보면 정말 2경기는 운도 따랐다.

-뮤탈로 망하고 뮤탈로 흥했다.
▲1경기 때 바보 짓을 많이 했다. 5경기 때 뮤탈이 말을 잘 들어서 다행이었다.

- 저그 팬들의 응원이 대단하다.
▲ 저그 유저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니까 좋다. 저그 유저의 짐을 내가 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다음 번에는 3회 우승 겸 우승자 징크스도 깨도록 열심히 하겠다.

- 하태기 감독이 중간에 어떤 이야기를 해줬는지 궁금하다.
▲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 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또 박지호 선수는 2경기는 지면 욕을 하겠다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지호형은 그런 식이다(웃음).

- 지금 당장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빨리 집에가서 씻고 싶다. 땀이 흥건하다.

- 앞으로 당분간은 랭킹 1위를 지킬 것 같다.
▶랭킹 1위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목표는 1년 동안 지키자는 것이었는데 앞으로 1년 이상 지킬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겠다.

- 팬들에게 한마디.
▶멀리 일산까지 와서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힘겹게 이겼는데 다음 리그에는 오늘의 약점을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박성준 프로필>
생년월일: 1986년12월18일
혈액형: O형
키/몸무게: 178cm/87kg
별명: 빡
가족관계: 아버지, 어머니
취미/특기: 게임/게임
성격: 활발
이상형: 착한 여자

<수상 경력>
2005.03 IOPS 04~05 스타리그 준우승
2005.01 KT-KTF 프리미어리그 2004 통합챔피언쉽 우승
2004.12 KTF Fimm 프리미어리그 2004 우승
2004.08 iTV 7회 랭킹전 우승
2004.08 질레트 2004 스타리그 우승
 
김순기기자(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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