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개발자 줄줄이 영입…게임 올인 프로젝트 착수
성사땐 파괴력 메가톤급…천문학적 비용 등 ‘걸림돌’
 
‘스타 개발자를 영입하라.’

네오위즈의 ‘올인 프로젝트’ 전모가 드러났다.

송재경 사장, 이원술 사장 등 ‘이름값’만으로도 게임업계에 메가톤급 태풍을 몰고 올 스타 개발자들을 줄줄이 영입한다는 네오위즈의 게임분야 올인 프로젝트를 더 게임스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올인 프로젝트는 2003년 게임포털 ‘피망’ 신드롬을 계승하고 게임포털 지존에 도전한다는 것. 나성균 창업자가 CEO로 복귀하면서 처음으로 들고 나온 ‘빅 카드’다. 이미 정상원 넥슨 전 사장을 65억원의 뭉칫돈을 들여 영입하면서 올인 프로젝트는 시동이 걸린 상태다.

현금 5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네오위즈가 거금을 들여 스타 개발자들을 영입한다면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스타 개발자들의 몸값이 기본적으로 워낙 높은데다 자유로운 사고와 조직을 선호하는 이들이 과연 네오위즈라는 ‘우산’속으로 선뜻 들어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네오위즈는 최근 정상원 넥슨 전 사장이 설립한 띵소프트에 65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송재경 사장의 XL게임즈와 이원술 사장의 손노리 등 5개 게임개발사에 투자를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위즈는 이를 위해 오승택 게임사업 본부장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추진팀을 구성하고, 주요 개발사 CEO를 접촉하는 등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투자는 그동안 게임 판권을 확보하는 차원의 퍼블리싱 투자와 달리 개발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지분투자까지 병행해 엔틱스소프트, 띵소프트 등에 이어 이들 개발사를 네오위즈 관계사로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네오위즈 한 고위 관계자는 “비밀유지협약이 체결된 상태라 현재 접촉 중인 5개 업체를 모두 밝힐 수 없지만 이 가운데 송재경 사장과 이원술 사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투자 형태는)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최근 띵소프트와 계약처럼 단순한 퍼블리싱 투자가 아니라 피를 섞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지분투자를 시사했다.

네오위즈는 이달 초 띵소프트에 최대지분인 35%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15억원을,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GG(가칭)’ 판권을 갖는 조건으로 50억원을 각각 투자키로 했다.
 
# 스타 개발진에 ‘올인’
 
네오위즈의 올인 프로젝트 전모가 드러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원 사장에 이어 송재경 사장, 이원술 사장 등이 합류하면 네오위즈는 스타 개발자가 가장 많은 ‘스타군단’으로 급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에 이미 합류한 정 사장은 넥슨 시절 ‘바람의 나라’ ‘일랜시아’ ‘어둠의 전설’ 등 주옥같은 게임을 개발한 타고난 게임꾼이다.

여기에 ‘리니지 신화’의 주인공 송 사장과 천재 개발자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사장마저 합류한다면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하지만 성사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송 사장이나 이 사장이 워낙 ‘거목’이라 삼고초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설사 이들 스타 개발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하더라도 엄청난 영입비용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오위즈는 신생업체 띵소프트를 영입하는데만도 65억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송 사장이 이끄는 XL게임즈는 천문학적인 자산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이 사장의 손노리의 경우 모 창투사가 자산가치를 70억원으로 산정하고 투자하려고 했으나 단번에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프리스타일’인 이들 스타 개발자가 네오위즈라는 울타리로 들어오는 것을 달가워할 지도 의문이다.

송 사장과 이 사장은 각각 엔씨소프트와 CJ인터넷에서 독립을 선언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최근 ‘XL 레이스’ ‘러브포티’ 등 신작 게임 개발해 서비스할 예정이라 개발과 마케팅에 ‘뭉칫돈’이 필요한 실정이다.

띵소프트 정 사장도 네오위즈와 손을 잡은 배경에 대해 “일단 네오위즈가 게임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한 것이 주효했지만 당장 현재 개발중인 ‘GG’ 개발비와 향후 마케팅비 확보가 시급했다”고 말했다.
 
# 나성균식 게임 비즈니스 본격화
 
게임분야 올인 전략은 나성균 창업자가 CEO에 복귀하면서 꺼내놓은 네오위즈의 신 경영해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세이클럽’으로 대변되는 커뮤니티 사업이 한계에 직면한데다 2003년부터 본격화한 게임포털사업도 주춤거리면서 적자로 전환하는 등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따라서 나 사장과 게임 올인 전략은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네오위즈의 게임 올인전략은 게임포털시장의 판도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선발주자인 NHN과 CJ인터넷의 경우 국내 시장을 넘어 이제 중국과 일본 등 해외로 뻗어나가는 양상이고, 엠게임 파란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피망’을 성공적으로 론칭했지만 선두권을 여전히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다 파격적인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요구르팅’ 개발업체 엔틱스소프트를 인수해 스튜디오처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자신감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스타 개발진을 일종의 스튜디오로 끌어들인다면 네오위즈는 기존 퍼블리싱 사업으로 확보할 수 없었던 기대작의 판권도 단번에 얻는 효과도 얻어 경쟁업체를 압도할 전망이다.

하지만 게임 올인 프로젝트는 결국 스타 개발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또 하나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스타개발자들을 영입했다고 해서 그들이 개발한 게임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만약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네오위즈는 다시 한번 위기에 내몰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네오위즈의 창업자이자 오너인 나 사장의 새로운 승부수가 먹혀들 것인가. 지난 97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나 사장은 가장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장지영기자(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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