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징크스 이어질까?
 
이번 주 부터는 게임 해설자 엄재경씨가 새로운 스타리그에 얽힌 재미있고 따끈따끈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엄재경의 스타리그 엿보기’ 코너를 마련합니다.

지난 7년간 게임해설자로 활약한 엄재경씨는 브라운관에서는 말 할 수 없었던 스타리그의 이면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팀간의 관계나 선수간의 관계 또는 역사나 비하인드 스토리, 교묘한 빌드오더나 이중 삼중의 트릭이 담긴 심리전 등 흥미로운 얘기들을 기대해 주십시오. <편집자>

지난주의 으뜸 화젯거리는 단연 ‘EVER 2005 스타리그’ 16강 가운데도 이윤열과 박정석의 대결이었다. 양 선수의 대결은 6시쪽 섬 자원 지역에 몰래 확장 기지를 건설하며 상대를 도발하는 이윤열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고 오히려 상대의 이른 확장 시도를 역이용, 무난히 2군데의 확장을 성공한 박정석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구구절절히 소개하자면 끝도 없을 양 선수의 치열한 심리전과 컨트롤 공방이 펼쳐진 멋진 경기였으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포인트는 정작 다른 것이었다. 바로, 우승자 징크스. 다름 아닌, 온게임넷에서 지난 대회의 우승자는 최소 차기 대회에서 초반 탈락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많은 경우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윤열과 박정석의 경기 결과를 경기 내용을 떠나서 그 승패 여부를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봤다. 조 지명식에서 호기롭게 자신의 최대의 라이벌이자 유일하게 넘어서지 못한 벽인 최연성을 지목했고, 또 개막전에서 그 최연성에게 패하며 우승자 징크스의 어두운 미소를 불현듯 느끼게 했던 이윤열이 진짜 징크스의 수렁으로 빠지게 될 것인가.

박정석에게 패한다면 징크스는 이빨을 드러내며 크게 웃을 판국이었던 것이다. 결과는 이윤열의 참패였고, 징크스는 또 다시 사람들의 입에 분주히 오르내리게 된다. 하지만, 아직 이윤열은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금주에는 이윤열과 박정석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윤열의 팬들은 금주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A조에 속한 다른 두 명의 선수인 최연성, 이주영의 경기가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선수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윤열의 8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남겨질 수도 있다.

최연성이 승리할 경우 각자 2승씩을 거둔 박정석과 최연성의 8강 진출이 일찌감치 확정되며, 이윤열의 탈락과 우승자 징크스가 굳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주영이 최연성을 이긴다면, 이윤열은 이주영을 잡고 박정석이 최연성을 이겨 3승을 해 주는 한 가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번주 스타리그의 포인트는 바로 최연성과 이주영의 경기다.
 
게임해설가 엄재경(next_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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