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작품'을 만들자
 
“좋은 작품을 만들면 유저는 저절로 모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와 완성도이며 게임 외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해외 대작 게임들과 맞서기 위해서 개발사들은 창조적인 사고와 노력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지난해 말 만났던 모 업체 개발 이사의 말이었다. 그가 주장했던 말의 요지는 ‘시장의 포화 상태를 걱정하고 아이템 현금 거래를 고려하는 것보다 그 시간에 게임의 버그 하나라도 더 잡으라’는 것이었다.

매우 중요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를 지키는 개발사는 사실 적다. 취재를 위해 많은 온라인 게임 업체를 방문하다 보면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 중이거나 서비스 하고 있는 게임을 살짝 바꾸는 상황도 벌어진다.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짜임새를 흐트려 소위 말해 ‘돈 벌기 쉬운 게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게임의 생명만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상당 부분 잠식했지만 한편으로는 ‘열혈강호’나 ‘실크로드’, ‘라스트 카오스’ 등 개발사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카트라이더’는 PC방 점유율에서 사상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밀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최근 등장한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도 쾌속 순항 중이다. 이들 게임들은 무엇보다 ‘신선하고 재미있으며 잘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아무리 대자본을 투입하고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해외 업체라도 할 수 없는 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의 국내 공습의 해가 밝았다.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현금 거래가 잘 되고 빠른 시간에 레벨 업이 가능한 게임이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뛰어난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다. 국내 시장의 경쟁이 버겁다고 수출부터 하고 보자는 식도 이젠 안 통할 것이다. 국내에서 성공한 게임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김성진기자(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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