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뇌물 파동과 도덕성 시비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의 뇌물 수수 파동과 관련,업계는 물론 언론계도 시끄럽다. 등급이 곧 돈으로 직결되는 게임업계에서 뇌물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얘기돼 왔다. 이번 사건은 사행성 시비로 이미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 된 스크린 경마 게임 개발사 오너와 해당 등급에 영향력을 미치는 영등위 아케이드 소위위원회가 주인공이지만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게임 역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얘기마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검찰 수사로 법적 책임 문제는 경중에 따라 일단락됐지만 남은 것은 도덕성 문제다. 사건의 주역은 아니었지만 불입건 처리된 영등위 모 위원이 ‘내가 받은 것은 뇌물이 아니다’라며 스스로 결백을 주장했다는 말에 공인의 도덕성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친분과 이해 관계에 얽힌 사이에서 밥 한끼 같이 먹고 술 한잔 마시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보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이며 어제 오늘에 생긴 관행도 아니다. 그러나 아는 사람과 밥 한끼 먹는 것과 대가를 바라는 사람의 돈을 받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다.

하지만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점은 해당 업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사가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사장과 자주 만나, 대접을 받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사안의 경중을 떠나 너무나 안일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라’는 우리 옛 속담이 있다. 더구나 업계에 알려진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라면 더더욱 처신에 조심했어야 했다. 일정 거리를 유지해도 모자랄 판에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받았으니 뒷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돈의 액수나 접대 횟수의 많고 적음으로 도덕성을 담보해낼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영등위뿐 아니라 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과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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