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서 보면
 
 6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킨 캐주얼복은 청바지였다.요절한 명우 제임스 딘에 의해 너도 나도 청바지 패션에 매혹된 탓이다.그 결과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젊음의 상징에서 머물지 않고 전세계에 유니 섹스 바람을 일으켰고 패션의 발명이란 명예를 안기도 했다.

청바지는 19세기 중엽 미국의 한 천막업자에 의해 고안됐다.그는 잘 나가던 사업가였으나 부도위기에 몰렸고 절치부심 ,광부들의 옷차림을 보고 천막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냈다.예상밖으로 그 천막 원단 청바지는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그 업자는 돈방석에 올라섰다.

 캐주얼복의 상징이 청바지라면 캐주얼 게임의 원단은 아케이드 게임이다.아케이드 게임은 한때 게임산업의 기둥이었다.그러나 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이루면서 아케이드 게임은 퇴조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캐주얼 게임이 자리를 틀어 쥐고 있다. 게임산업의 저변이 확대되고 장르의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그러나 최근 산업을 들여다 보면 안타깝게도 캐주얼 게임이 너무 많이 제작되고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그 것도 ‘너도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캐주얼 게임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캐주얼 게임은 말그대로 가볍게 즐기는 게임이다. 그렇다고 작품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문제는 식상할 정도로 비슷한 작품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영화계도 한때 코메디 장르가 잘 나간다 하니까 앞다퉈 코메디 영화를 만든 적이 있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들 작품은 흥행에서 모두 참패했다.그 결과 영화계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새로운 활로 모색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캐주얼 게임의 특성이 뭔가.뛰어난 기획력과 톡톡튀는 아이디어,시대를 앞서가는 게임 감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그 작품이 그 작품이라면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캐주얼 게임 바람은 분명히 고무적이다.10대 마니아를 게임판에 불러모으고 다양한 소재를 게임에 옮겨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그러나 캐주얼 게임만이 살길이라며 너도 나도 달려드는 데는 찬성할 수 없다.또 그 장르의 개발의 몫은 따로 있다고 본다 .예컨대 메이저군에 속하는 게임업체들이 그 몫에 가담하거나 차지하려 든다면 그것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로 말미암아 벤처라는 게임산업의 특성이 점차 사그러들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소 게임업체들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돌아가는 캐주얼 게임 제작바람이 단지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왠지 석연치가 않은 구석이 많다.

 내밀한 사연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그밥에 그 밥그릇이라면 분명히 까닭이 있는 것이다.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잘 나가던 사업가의 벼랑끝 올인 전략에서 비롯됐다면 현재의 게임산업은 위기다.잇달아 발표되는 캐주얼게임들을 바라보면서 왜 착잡하기만 한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