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게임장인 '무럭무럭'
개발자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 창조적 사고 '발군'
 
“게임을 일단 많이 해보고 푹 빠져 밤샘도 해봐야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없는 노릇이죠. 대학에서 이론적인 것만 가르쳐서는 곤란합니다. 게임 플레이를 많이 하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백주현 학과장의 말이다.

2001년에 설립된 군장대학 컴퓨터 게임 전공은 주로 게임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창 시절에 빠졌던 게임을 못 잊어 평생의 직업으로 삼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여기는 게임 마니아로 구성된 학생들을 단순히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로 진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일단 게임을 즐기며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까지 배양시켜 컴퓨터 게임 산업을 이끌어 나갈 중추적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 좋아하고, 즐기고, 배운다 

 게임 개발 능력보다는 현재 개발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분석하고 대중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의 방향과 그것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에 학습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이곳에서는 게임 시나리오 분석과 기획, 효과 음악, 캐릭터 분석, 애니메이션 기법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복잡한 프로그래밍과 서버 구조는 차후의 문제로 본다. 즉, 게임 제작과정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자로서 갖춰야할 전문 지식과 안목을 학습하는 것이다.

“저희는 일본어를 필수 교양 과목에 등록시켰습니다. 게임에서 일본 업체의 작품들은 하나의 교과서입니다. 이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는 필수죠.”

백주현 학과장은 게임 전공에서 일본어는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현장의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최신 정보를 일본에서 직접 익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의 게임 개발자들은 일본 콘솔 게임에서 감동을 받아 이쪽으로 몸을 담은 케이스가 드물지 않고 일본어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혔다. 최근 중고등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이 없고 국내 MMORPG의 영향을 받아 게임 분야로 입문하기 때문에 일본어에 약한 것이 사실이다. 백주현 학과장은 이 이유로 일본어를 필수 교양 과목으로 지정했다.

# 다양한 방면의 인재 양성이 목표

 군장대는 게임 전문 학과로서 비전을 다음과 같이 정해놓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고 게임을 즐기면서 좀 더 나아가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래머 양성보다는 컴퓨터 게임 관련 유통업체 운영자, PC방 운영자, 게임 베타 테스터 등으로 진출할수 인재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 개발자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이 과에서 주도하고 있는 군장대의 ‘겜조아’ 동아리는 약 2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자신이 즐기는 게임을 공유하고 각 게임들을 분석해 장단점을 토론하는 곳이다. 딱딱한 이론이나 어려운 알레고리 구조 시스템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

‘게임은 재미있게 누구나 즐기는 것’이라는 취지 아래 동아리 회원의 자격 또한 문턱이 낮다. 군장대학의 많은 동아리 중에서 겜조아 동아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적극적인 것도 회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기인한다. 또 컴퓨터 게임 전공과 겜조아 동아리의 주관으로 매년 연말 군장대학장배 컴퓨터 게임 경진 대회를 주관하여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실력과 창조적인 사고를 경쟁시킨다.
 
[Interview] 백주현 학과장 인터뷰
“IT기술 바탕으로 창조적 인재 양성”
 
-장차 게임 업체에서 일하게 될 학생들에게 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 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IT 기술 산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컴퓨터 게임 산업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기술력 및 성장력이 가히 세계 제일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정보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창조적인 학생이 돼야 한다. 고정된 틀과 현실에서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특히 학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항상 변화하라고 말한다.

- 요즘 국내 게임 업체들은 비슷한 게임만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게임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개발 업체 측면에서 보면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대중들의 취향을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하겠지만 영상산업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외국영화 특히 헐리우드 액션영화가 판을 치던 과거와는 달리 국내에서 제작된 한국 영화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정서와 맞는 고유의 캐릭터, 시나리오 등은 앞으로 많은 인기를 끌 것이다. 문제는 누가 처음 시작하느냐인데 모험을 걸지 않고는 성공도 없다. 게임의 배경부터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해야 할 것이다.

-국내 게임 업체과 정부에게 게임 산업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3대 게임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하여 게임 산업 인프라 조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수한 게임 제작, 온라인 게임 IDC 구축, 게임 전문 투자조합 운영 및 투자유치, 각종 게임관련 공모전, 공동 장비 활용 및 정보 자료 공유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현장에서 뛰는 업체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와 손발이 안 맞는데 있다. 산학 연계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를 컨트롤할 강력한 조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지방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김성진기자(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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