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명성에 도전 복싱 게임 '챔피언'
 
개발사 : ESPSOFT, 유통사 : 윈디소프트, 장르 : 복싱
온라인 : 미지원, 가격 : 4만 5000원

‘하지메의 일보’는 일본에서 수년간 인기리에 발행중인 ‘더 파이팅’이라는 복싱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일본 고담사에서 발매되는 주간소년매거진을 통해 11년간 연재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코믹스 단행본으로 67편까지 발행된 인기 시리즈다. 일본 ‘Nihon TV’에서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돼 국내 케이블 방송에서도 방영되고 있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메의 일보2’의 가장 큰 장점은 만화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게임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너무 많아 게임 안에 다 넣기가 곤란할 정도다. 이러한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만화 팬들에겐 하나의 재미가 된다.

‘하지메의 일보 2’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결합한 복서의 길모드와 완성도를 개선시킨 게임성으로 재무장, 전작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캐릭터들의 묘사는 세밀함 등을 떠나서 누가보더라도 원작의 캐릭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잘 표현했다.

아무래도 만화 캐릭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적인 면이나 분위기 등은 조금 가벼워보일 수 있지만 게임플레이나 타격감 등은 기대 이상으로 묵직하다. 정통 복싱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캐릭터들의 오버액션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 고유 특성에는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만화적인 상상을 중심으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복싱 대결의 사실성은 깨뜨리지 않아 복싱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캐릭터들의 개성은 어떤 게임보다도 확실하며 그래픽이나 묵직한 타격감, 그리고 좀 더 고도화된 심리전 등은 권투게임이 가지는 매력을 잘 살려내고 있다.

게임성에서도 많은 도전과 개선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전작의 경우에는 게임이 난타전 위주로 전개돼 난잡하다는 인상까지 남겼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심리전과 캐릭터 간의 밸런스조정 등으로 보다 쾌적한 복싱 대결 환경을 제공한다. 사운드와 조화가 잘 어울어져 시합시 타격의 기분을 십분 느껴볼 수 있다.

아케이드, 시범경기, 토너먼트 등 다양한 경기 모드를 지원하는 것도 향상된 점이다. 체급, 순위, 스타일 등을 무시한 원작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매치를 성사 시켜 볼 수 있다. 내가 육성하고 있는 나만의 복서를 불러와 경기를 할 수도 있고, 친구가 키운 복서와도 경기를 가질 수 있다.

그동안 육성한 캐릭터 중 누구의 선수가 더 강한지 대결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물론 경기장, 라운드수, 다운 회수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조작이 서툰 사람은 세컨이나 관중의 입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하지메의 일보2’는 만화의 기발한 상상력과 복싱의 사실성을 잘 조화시켜 원작팬들은 물론이고 단지 복싱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이라 평할 수 있다.
 
[Hot point] 나만의 복서 키우는 재미도 '쏠쏠'
 
‘하지메의 일보2’에서 가장 매력적인 게임 모드를 꼽으라면 단연 ‘복서의 길’을 들 수 있다. 스포츠 게임의 가장 큰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드를 도입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육성해 기존 캐릭터들과 대결을 펼치며 챔피언을 꿈꿀 수 있는 모드다.

 복서의 머리스타일, 얼굴모양, 체형 뿐만 아니라, 소속체육관 등을 유저의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레이닝 방법, 식사메뉴, 시합 스케쥴 등에 따라 복서의 능력 향상이 좌우되는 만큼 마치 복싱 트레이너가 된 듯한 착각까지 느껴지게 만든다. 물론 시합에 나가 대결을 펼칠 때는 복서의 손맛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니저와 선수의 묘미를 한꺼번에 느껴볼 수 있다.

몰입도가 상당히 높아 복서를 키우는 느낌이 ‘위닝일레븐’의 마스터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단순히 복서로 랭크만을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리를 해주는 육성적인 요소들도 상당히 잘 만들어두었기 때문에 몰입도의 상승효과는 더욱 크다. 내가 키운 캐릭터가 원작 만화의 영웅 캐릭터들을 꺾을 때의 쾌감이란 느껴보지 않고는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김태훈기자(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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