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메이저들은 뭐하고 있나
 
 7∼8월 성수철이 다가 오는데도 업계가 한산하다. 출어를 앞둔 항구치고는 너무나 조용하다. 내수 경기탓이라고는 하지만 올 한해 수확의 절반을 거둬들여야 할 여름 출어 준비를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가롭다.그 때문인지 웬지 꺼림칙한 생각마저 든다.

 다름아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게임산업에 대한 거품론의 실체다. 올해를 기점으로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 것이란 게 그것인데 지금 그 조짐이 하나 둘씩 나타나는 것이라면 심상치 않은 일이다.

 이럴때 이른바 게임 메이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안타깝다.바람이 인다고 마냥 드러누워만 있겠다는 속셈인지,아니면 될대로 되라는 식의 고약한 속셈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그들의 모습은 분명 뒷짐만 지고 있는 형국이다.

 굳이 바람의 경제학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벤트가 핵심이다.이벤트란 바람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것들이 모두 실종돼 있다. 언제까지 내수 경기 탓만 할 것인가. 메이저들부터 바짝 움츠리고 있으니 중소업체들로선 도리가 없는 노릇이다.

 시장흐름에 대한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 잠재 수요를 창출하고 수요를 이끄는 동력은 대기업의 몫이다. 그래서 대기업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산업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IMF 시절 돈줄이 잠기자 영화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영화제작편수가 줄고 산업은 공동화 현상 조짐마저 나타났다. 제작된 영화는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고 충무로가는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우리영화는 이 고비를 지혜롭게 헤쳐 나갔다. 영화계가 똘똘뭉쳐 게런티를 깎고 이른바 메이저급 영화사들이 영화제작 편수를 줄이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한 덕이다.

 풀잎처럼 드러누어 있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 하나만 생각해서는 산업에 대한 비전을 기대할 수 없다.

 마치 보상이라도 하듯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IMF때 제작된 영화비디오 판권은 급등했다. 배우들의 고액 게런티도 다시 원상 복귀됐음은 물론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0.5차를 찾아라’라는 보고서는 매우 흥미롭다. 이 보고서의 골자는 기존산업을 융·복합화하고 고부가 가치화를 창출하는 0.5차의 개발노력이 뒤따라야 해당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도 책임과 역할이 따로 주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다. 0.5차의 개발 노력은 마이너의 노력도 그것이지만 메이저들이 나서 풍토를 조성해 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그렇다.

 지금이라도 붐 조성에 나서야 한다. 메이저들은 내 몫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주저할 때가 아니다. 지금 거품론을 두려워 하는가.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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