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조여매고 '마당발'을 해외로..."
 
게임을 오래 한 사람 치고 이니엄의 최요철 사장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만큼 최 사장은 발이 넓다. 삼성전자에서 게임을 시작한 것이 벌써 10여년 전이고 지금까지 크고 작은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해온 그이기에 게임판에서는 꽤 유명한 인사다.

더구나 30대 CEO가 대부분인 게임판에 50대 CEO로 여전히 젊은이 못지 않은 활동을 보이고 있기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 사장이 게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평소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마음을 잘 헤아렸던 덕분이었다. 회사에서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SW사업팀의 영업부장으로 그를 발탁했다.

그는 이곳에서 어린이 학습게임기인 '피코(PICO)'와 게임기 '슈퍼알라딘 보이'를 유통했으며 PC게임 '파이널 판타지 Ⅷ', '언리얼', '짱구는 못말려'시리즈 등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 ‘스톤에이지’에서 ‘메이팡’으로

게임산업연합회 창립식에서 잠깐의 만남 이후 오랜만에 최 사장을 다시 만났다.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제 걱정을 해 줘요. 소문에 듣자하니 벌여놓은 사업은 하나둘이 아니고 직원 수도 60명에 달하는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고요. 남들이 보기에는 큰 돈을 벌지도 못하면서 너무 많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아 염려가 되는가봐요. 하하하"

어떻게 지내는냐는 물음에 밝게 웃으며 최사장이 답한 말이다. 나역시 수년 동안 눈에 띌 만한 게임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니엄이 걱정스러웠는데 내 마음을 읽은 것 처럼 최사장은 이야기를 꺼냈다.

"아직까지는 외부의 도움이나 투자 없이도 회사를 이끌어 갈 수 있을 만 해요. 그리고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보이지 않게 여러개 게임을 내놓았고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최사장은 지난해, 3년 동안 서비스를 해온 온라인 게임 '스톤에이지'를 접어야 했을 때는 상당한 타격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스톤에이지'를 서비스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통해 3D게임 '메이팡'의 개발을 마무리 하고 곧 클로즈베타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스톤에이지' 서비스권을 다른 회사에 넘기면서 '내 게임이 있어야겠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고 직원들도 그와 같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가 이를 악물고 게임 개발에 매달렸고 보다 완벽한 게임을 위해 당초 예정했던 서비스 개시 시점을 6개월이나 뒤로 미루었다.

"성급하게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 하는 것 보다는 유저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다 완성된 작품을 내놓기 위해 자금부담이 되더라도 6개월의 시간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더 나을 거라고 봐요."

# 창업 5년 차 새로운 도약이 시작된다

요즘 그에겐 좋은 일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게임업계 빅 3 가운데 하나인 NHN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작업이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것이 첫번째고 회사를 서울시가 운영하는 역삼동 벤처타운으로 이전하게 된 것이 두번째다.

또 세번째는 지난 5월에 있었던 E3에서 미국 최대 모바일게임 포털인 버라이존과 인연이 되어 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기에 이니엄의 게임소프트웨어를 내장하는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벤처타운에 입주하게 된 것은 정말 기대 밖의 행운이었어요. 두개 업체에만 주어지는140평 규모의 사무실 임대에 쟁쟁한 업체들이 경쟁입찰을 했는데 저희가 최종 선정이 된 거예요. 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해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사장이 이처럼 자신있게 말하는 것은 정부가 지난 해부터 인증해 주고 있는 이노비즈 2000여개 업체 중 단 세개 업체만이 획득한 AAA 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또 4년동안 개발해 온 2D온라인게임 ‘SF’의 중국계약에 이은 일본·동남아·캐나다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으며, 온라인학습 콘텐츠인 ‘짱구교실’의 일본 역수출 및 중국권과 동남아지역으로의 공급도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함께 온라인게임과 연동되는 모바일게임 들도 3D화 하면서, 미국 버라이존 및 유럽지역 등에 확대 서비스 할 계획이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것을 해 냈어요. 처음에는 회사의 경영에 신경을 써서 정부에서 수여하는 크고 작은 상을 많이 받았고 다음에는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았지요. 그 다음은 자체 개발한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입니다. 이것도 올 하반기부터는 가시화 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최사장은 온라인게임 안에 다국어 채팅번역시스템을 구현하고 고화질 3D모바일게임을 상용화해 나갈 것이며 고급VR기능을 구현하는 등 온라인게임 관련 첨단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최사장은 5년 동안의 알찬 준비를 거쳐 본격적인 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게임 개발회사로서의 선진개발력을 갖추는데 개발자들과 합심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환하게 웃었다.
 
[PROFILE]
 
1979년 단국대 영문과 졸업
1979년 신도리코 영업부 입사
1986년 삼성전자 SW 국내영업본부 입사
1995년 삼성애니콜 M/S 1위 지역최초 달성(부산권)
2000년-현재 이니엄 대표이사
2001년 1 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자 장관 표창(정보통신부)
2002.11 특허기술사업화 성공사례 특허청장상 수상(특허청)
2003.12 제1회 올해의 이노비즈(INNO-BIZ)인 선정(중소기업 기술혁신협회)
 
취재부장(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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