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L 승자조 결승전 길목
강민 · 최연성 · '앙숙 재격돌'
 
‘몽상가’ 강민과 ‘치터테란’ 최연성이 MBC게임 스타리그(MSL) 승자조 준결승에서 재격돌한다.

10일 삼성동 세중게임월드에서 열린 ‘스프리스 MSL’ 승자조 1회전에서 최연성은 요즘 주가를 올리며 ‘제2의 홍진호’로 불리고 있는 신예 저그 박성준을 제압하고 승자조 2회전에 진출했다. 또 강민은 팀동료 조용호를 제치고 승자조 2회전에 진출, 내달 1일 최연성과 승자조 결승진출권을 놓고 맞붙게 됐다.

최연성과 강민의 첫 대결은 지난달 ‘온게임넷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펼쳐졌다. 결과는 최연성의 완승. 특히 경기가 열린 맵이 테란에게 불리한 것으로 알려진 ‘레퀴엠’에 당시만 해도 대테란전 필승전략으로 여겨지던 본진앞 캐논러시를 단행하고서도 진 터라 강민의 충격은 컷다. 이후 강민은 팀동료 박정석에게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대결은 강민의 복수전인 셈이다.

요즘 분위기로는 최연성이 다소 앞선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최연성은 올해 들어 연승가도를 달리며 ‘버스기사’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었다. ‘버스기사’는 상대를 무참하게 패퇴시키는 선수라는 의미다.

이 말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상대에게 무참하게 패할 때 비속어로 ‘강간당했다’는 표현을 쓰는데서 비롯됐다. 어느 순간 비속어가 ‘관광’으로 순화됐고, 상대방을 관광서스에 태우는 사람인 ‘버스기사’가 등장했다. 특히 최연성은 11일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전에서도 ‘세레모니토스’ 전태규를 가볍게 제압하며 7연승을 기록했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상태다.

강민은 KTF팀으로 이적한 이후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여 왔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최연성에게 패한 이후 팀리그전에서도 예전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강민은 최근 들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인 플레이가 되살아나고 있다. 조용호와의 경기에서도 유닛간의 상성을 무시한 조합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역시 강민’이라는 감탄사를 들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거칠것 없이 승수를 쌓아온 ‘몽상가’의 기세가 살아나고 있다.

‘버스기사’ 최연성이 이번에도 강민을 관광버스에 태우며 연승 행진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강민이 예전의 강력한 모습을 되찾으며 통쾌한 복수전을 만들어 낼지, 기다려지는 경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박용욱이 이윤열을 꺾고 승자조 2회전에 진출한데 이어 김정민은 저그 신예 마재윤을 누르고 2회전에 올라 박용욱과 승자조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로써 MSL 승자조 준결승에는 SK텔레콤T1과 KTF매직앤스 선수가 2명씩 오르게 된 셈. 강민과 최연성의 라이벌전은 물론 KTF와 SKT간의 팀라이벌전도 볼만하게 됐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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