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3 전통의 명문 이름에 먹칠 않겠따"
 
‘삼성전자 칸(Kahn)’은 ‘워크래프트3’ 프로 게임 팀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팀이다.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팀 체제를 갖춰 활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슈렛코만도(SK)’ 감독을 맡고 있는 봉준구와 최고 기량을 선보이며 ‘워3’ 1세대를 이끌었던 전지윤 선수 등 쟁쟁한 멤버들이 칸 출신이다.

 그래서 매 대회마다 팀은 물론 개별 선수들은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로라하는 성적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김가을 감독은 “전통있는 명문팀으로 알려져 있고 항상 우승 후보로도 손꼽혔지만 좋은 성적을 못 내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워3’ 프로팀으로서 ‘칸’은 이번 시즌에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선수와 감독이 모두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대를 모았던 ‘스타리그’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예상밖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워3’ 팀마저 주저앉으면 프로 게임팀으로서의 ‘삼성전자 칸’의 자존심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개인성적은 그리 못한 것도 아니다. 팀리그가 문제였다. 팀 간판이자 언데드 최강 강서우 선수는 올 3월 워3 세계대회에서 4위까지 올랐고 지난해에는 온게임넷 개인리그 2위까지 차지한바 있다. 인지도와 실력에서 팀 에이스로 자타가 공인하는 임효진 선수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고 떠오르는 신예 장용석 선수는 16살의 어린 나이에 지난 ‘프라임 리그3’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팀 리그 성적은 8강 진출이 고작이다.

‘영원한 우승후보’, ‘최고 명문팀’이라는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다.
이번 시즌이 열리기 전 팀 전력을 일단 보강했다. 나이트 엘프와 언데드밖에 없던 팀에 휴먼 고수 원성남과 김성연 선수를 새로 영입, 종족 다양성을 확보했고 팀플전에 대한 대비까지 겸했다. 한 때 전력 보강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이번 ‘온게임넷 워3 프로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여전히 오크 유저가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팀 전력상으로 최고로 평가된다. 특히 팀원들이 과거 개인리그에 집중했던 편향성을 털어버리고 팀 성적에 대한 중요성을 새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팀플전 연습도 전에 없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기대를 갖게 만든다. 김 감독은 “팀 리그에서 최소 4강까지는 무난하리라 본다”며 “개인 리그에서도 최소 2명 이상은 입상권에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발은 산뜻한 편이다. 개막전에서 ‘슈마지오’를 2대0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프라임 리그’ 본선에도 4명의 선수가 진출해 있는 가운데 모두 8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팀 원들은 “과거와 달리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와함께 김가을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고 기존 선수는 모두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지난번 리그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만큼은 명문팀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성적을 반드시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나도 한마디
 
강서우(19) 팀 기여도 별로 못했는데 에이스라니 부끄럽습니다. 이번 ‘프라임 리그4’에서 ‘워3’ 최강이라는 천정희 선수를 꺽고 꼭 우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팀 성적이 8강 진출에 그친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번 리그에서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는데 기여하겠습니다.

김성연(19) 이번 ‘프라임 리그’에 진출 못해서 팀 리그에서만큼은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보이겠습니다. 특히 다음 리그를 겨냥해 미리 미리 준비를 많이 해서 반드시 본선에 올라가겠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연습이 부족한데 오히려 연습할 시간은 많아졌네요.

유승연(18) 현재까지 1승2패를 거둬 다른 팀원에 비해 부진한 편이예요. 남은 경기에서 열심히 해 8강까지는 꼭 가보려고 해요. 저는 시합 때 생각없이 게임을 하는 단점이 있어요. 고쳐나가야죠. 혼자서도 열심히 하겠지만 팀원끼리 조언도 해가며 연습 잘 할께요.

장용석(16) ‘스타크래프트’ 하다가 질려서 ‘워3’ 선수가 됐어요. 현재 ‘프라임 리그’에서 3승1패인데 1승만 더 거두면 8강 진출이 확정돼요. 지난 대회에서 3위를 했는데 이번에는 결승전에 꼭 나가고 싶어요. 계속 잘 할테니 지켜봐주세요.

원성남(21) 2승2패로 썩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4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공백 기간이 있었고 오랜만에 대회에 나오는 것이지만 이번 시즌을 대비해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성적이 나올거예요. 저 정말 연습 많이했어요.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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