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포털 '스케치'
 
인터넷 포털이 또 하나의 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요즘에는 정치적 사안이나 국가 차원의 축제는 물론 ‘몸짱’ ‘얼짱’ 등 각종 이슈와 트렌드가 인터넷 포털에 형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증폭되고 전파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속도와 정보의 파급력에서는 오프라인 매체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이렇듯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형 포털들은 네티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네티즌이 원한다면, 그리고 각각의 포털이 능력이 닿는 한에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

지금 포털 업계를 보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듯하다. 과거 검색과 메일, 커뮤니티 등으로 출발한 포털 사이트는 검색을 비롯한 광고 수익이나 쇼핑몰 이외에 별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을 접목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포털 업계를 따라잡겠다고 게임포털은 검색에 출사표를 내고 과거 검색 중심의 포털들은 커뮤니티 강화에 나서는 등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결국 대형 포털의 몸집 불리기에 의해 각 포털들의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포털업계 리더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만 안다”는 명제를 깨기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포털이 게임에서 재미를 볼 수 없었던 것은 ‘인식’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네티즌들의 머리 속에서 포털은 이미 검색과 메일, 커뮤니티, 옥션 등으로 포지셔닝돼 있는 반면 게임은 보드게임을 중심으로 한게임과 넷마블과 같은 특화된 게임포털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NHN은 검색포털과 게임포털의 정략적인 결혼이지만 아직까지도 네티즌의 머리 속에선 네이버와 한게임은 별개의 독립된 사이트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익률이 높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포털을 기존 포털들은 동경한다. “발명은 필요에 의해 탄생한다”고 했던가.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지금 국내 CEO 혹은 CEO 지망생들 중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는 분명 뭔가 새로운 미래의 트렌드가 꿈틀 대고 있을 것이다.

재미와 몰입, 커뮤니티가 네티즌의 새로운 트렌드와 만났을 때 포털과 게임업계는 한 단계 다시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깃발을 꽂는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네티즌들 몸의 세포 하나 하나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의 열정과 환희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제대로 놀 줄 아는 민족이 인터넷을 만났을 때 말이다. 그 힘은 월드컵 당시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붉은 악마로 나타났고, 참여정부를 이끌어 냈다.

포털(Portal)이란 원래 ‘문(門)’을 뜻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門)’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의 ‘관문’에서 출발하기 보다 네티즌 속에 내재해 있는 소망과 열정, 함성, 즐거움을 분출할 수 있는 ‘출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젠사장(saralee@e-z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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