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왜 나쁜가
 
 게임 유료화를 둘러싼 PC방 업계와 스타일 네트워크의 힘겨루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쪽에서는 유료화를 관철시키겠다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버티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렇다면 불매 운동밖에 더 있겠느냐며 되받아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쉽게 매듭이 풀릴 것 같지 않다. 문제는 평행선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양측이 너무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과금 통보가 그렇다. 과금 징수 문제는 쉬운일이 아니다. 그동안 패키지 제품에 대해서는 사용료 문제가 뒤따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스팀이란 툴을 내세워 PC방에 대해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면 어느 누구가 이를 쉽게 수용하겠는가. 문제는 또 있다. 엔드 유저용 여부를 놓고 개발사인 밸브와 공급사인 비벤디가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과금체제를 불쑥 들고 나올 필요성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PC방 업주들의 강경방침도 그렇다. 불매운동은 극단의 방법이다. 오죽하면 불매운동까지 전개하고 나섰겠느냐는 주장은 일면 이해는 가지만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겠다는 목소리가 더 커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테면 수요가 있는데 공급을 막을수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다툼으로 인한 피해자가 누구냐인가란 점이다. PC방도 스타일네트워크도 아닌 ‘카운터스트라이크 ’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란 사실이다.

 ‘카스’는 1인칭 슈팅게임 가운데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이다. 완성도 뿐만 아니라 타격감이 뛰어나 마니아도 상당수에 이른다. 양측의 입장 대립으로 이런 게임을 사장시키겠다는 것은 팬들은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막을 내리겠다는 고약한 속셈과 다름없다.

 협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양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앉아야 한다. 양보가 패배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최근의 사태에 대해 서로가 대화부족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자성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뜸금없이 나온 과금문제가 그렇고 엔드유저가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무기인 불매운동을 덥썩 결정한 것이 그렇다.

 양측이 이번 사안과는 별개로 다른 속셈이 없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그 것이 바른 정도이며 게임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과금 요구와 불매운동은 시대에 걸맞지 않을 뿐더러 무리가 많다는 생각이다.

 서로 내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두 어머니를 향해 던진 솔로몬의 판결이 갑자기 떠오른 이유가 뭘까. 한가하게 그릇 싸움을 할 때가 아니지 않는가. 협상은 묘약이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