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먹은 너구리' 롱런
장수비결은 오직 '점프!'
 
‘폰포코(Ponpoko)’는 일본말로 너구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번역해 ‘너구리’로 통하는 이 게임은 단순함의 정상을 달린다.

유저는 상하좌우 4방향으로 너구리를 컨트롤할 뿐이며 가지고 있는 기술이란, 오로지 점프 뿐이다. ‘너구리’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벌레들과 오리를 피하며 층마다 놓여 있는 과일을 모두 모으는 것이 목적이다.

 개발사인 시그마사는 이것만으로는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압정을 놓아 장애물을 만들고 항아리를 곳곳에 배치, 보너스 점수를 주거나 예상치 못한 적(오리) 등이 출연하는 변수를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구리의 그래픽은 실로 가관이어서 수백만 가지의 컬러를 사용하는 요즘의 게임과 비교조차 불가능한 16색이다.

하지만 너구리가 십년 이상 장수한 비결은 바로 중독성이다. 벌레들을 피하고 점프를 하며 과일을 하나씩 모으는 게임플레이는 유저의 손에 장애가 없는 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쉽다고 해서 서두르면 너구리가 바닥에 꺼꾸로 떨어지는 기분나쁜 경험을 하게 되고 또 너무 여유롭게 플레이를 해도 타임오버로 게임이 끝나는 허무한 맛을 보게 된다.

 게임플레이는 쉽지만 유저의 조급함을 유발하는 게임. 이 게임에 능통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폭포수련을 몇 년이상 수행해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방 오락실과 에뮬게임계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너구리’의 인기비결을 자세히 연구하면 오늘날 현대의 게임제작에도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김성진기자(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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