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처럼 힘과 반사각으로 상대 피규어 공격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모형 인형(피규어)이 벌이는 전투는 동심을 자극한다. 누구나 어린 시절 로봇 장난감으로 만화속 전투 장면을 재현해본 경험을 한번쯤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무협게임 ‘천상비’ 개발업체로 잘 알려진 하이윈이 개발중인 ‘배틀 피규어’는 이 같은 상상력에서 시작됐다. 모형 인형의 전투를 온라인 게임으로 옮긴 것이다.

다음달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돌입하는 이 게임은 현재 홈페이지(www.bfonline.net)만 오픈한 상태다. 하지만 오픈한지 한 달이 채 안된 홈페이지에는 1500여건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동심을 자극하는 게임 기획도 그것이지만, 플래시로 제작된 독특한 홈페이지가 ‘배틀 피규어’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모형 인형의 전투를 테마로 한 ‘배틀 피규어’는 하이윈의 첫번째 캐주얼 게임(조작이 쉽고 간편한 게임)이다. 그동안 MMORPG인 ‘천상비’를 주로 개발해온 하이윈으로서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 새 장르, ‘하드코어 인스턴트’
 
이 때문에 하이윈은 ‘하드코어 인스턴트(hardcore instant)’라는 좀 색다른 컨셉트를 만들어냈다. 강렬하고 짜릿하게 몰입할 수 있는 재미(hardcore)와 ‘컵라면’처럼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instant)를 이 게임에 동시에 접목한 셈이다.

하이윈 허종도 사장은 “캐주얼 게임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MMORPG와 달리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강렬한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며 “배틀피규어는 길어야 1∼2시간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MMORPG에서 느낄 수 없는 응축된 재미를 맛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모형 인형들의 ‘육탄전’
 
‘배틀피규어’는 타이틀명처럼 모형 인형(피규어)들의 전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주어진 경기장에서 최대 8명이 접속해 자신들의 분신인 피규어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인다.

재미있는 것은 전투방식인데, 모형 인형이나 로봇의 전투 하면 무기가 등장할 것 같지만 이 게임에서는 피규어 자체가 무기다. 한마디로 자신의 피규어 자체를 날려보내 상대 피규어를 공격하는 ‘육탄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의 피규어가 날아가 상대 피규어에 부딪힐 때마다 상대의 에너지가 감소한다.

‘포트리스’ ‘비앤비’ 등 일반적인 캐주얼 게임이 대포나 물풍선 등의 무기로 상대를 공략하는 것과는 분명하게 차별화되는 게임방식이다.

피규어를 날려 상대를 공격하는데에는 일정한 룰이 있다. 쉴새없이 상대를 공격하기 보다는 차례로 돌아가며 공격의 기회가 주어진다.

직사각형의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얼핏보면 당구를 떠올리게 한다. 경기장 팬스에 피규어가 부딪히면 당구처럼 일정한 힘과 각도에 따라 튕겨나오기 때문이다. 피규어가 팬스에 부딪힐 때 좀 더 반동이 커지는 것은 구슬치기 게임의 효과와도 비슷하다.

당구에서 먼저 벽을 맞힌 뒤 반사각을 이용해 공을 맞추는 것이 어렵듯, 상대 피규어를 바로 맞추기보다 팬스의 반동을 이용해 공격하면 훨씬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피규어의 ‘육탄전’과 별도로 ‘필살기’에 해당하는 특수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특수기술은 피규어가 공격을 하기전에 예약을 해두었다 피규어가 멈춘 뒤 일정한 범위에 상대가 들어오면 펼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피규어마다 ‘필살기’는 다르고 공격범위도 근거리와 원거리로 제각각이다.
 
# 슈팅과 전략의 적절한 배합
 
이처럼 다양한 룰이 적용되면서 이 게임은 슈팅과 전략이 적절하게 배합된 ‘퓨전게임’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힘이나 반사각을 이용하는 것은 일반 슈팅게임과 흡사하지만 반동을 통한 공격이나 ‘필살기’ 공격은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팀 대항전인 일반 배틀모드와 달리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가 상금을 독차지하는 서바이벌 모드에서는 치열한 눈치 작전도 벌여야 한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의 등장도 전략적 요소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얻은 경험치와 사이버머니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은 피규어를 육성하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게임에 이기면 상대 피규어를 전리품으로 갖고 올 수 있다든지 마나가 소진된 피규어를 마지막에 격퇴한 플레이어에게 ‘킬 포인트’가 주어지는 것도 승부욕을 자극하는 요소다.
 
#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배틀피규어’는 마우스 조작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게임이 구성돼 있다. 마우스로 공격방향이나 힘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3D 그래픽은 비교적 깔끔한 편이며, 줌인·줌아웃, 카메라 각도 조절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보는 재미를 높이기 위해 치트키를 누르면 피규어의 머리가 엄청나게 커지거나 몸 전체가 납짝해지기도 한다.

전리품으로 쟁탈한 피규어를 저장할 수 있는 자신만의 창고도 제공된다.

장미영 ‘배틀피규어’ 콘텐츠 매니저는 “쉽지만 참신하고 확장성이 뛰어난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 이 게임을 처음 기획하게 된 배경”이라며 “피규어를 조정하는 캐릭터의 경우 게임상에서는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있어 앞으로 만화나 소설의 주인공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틀피규어’에 등장하는 피규어
 
1. 루드비히 반 카르츠=모험 팬터지 ‘환상동굴의 비밀’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장군. ‘전설의 보검’을 찾기 위해 마녀 하르다와 당당하게 맞서는 용맹함이 군계일학이다.

2. 알베르티노=SF액션 ‘하이그윈의 날개’에 등장하는 비행전투원. 어릴적부터 하늘을 나는 것을 동경해온 그는 17살에 ‘하이그윈’ 부대에 입대한 뒤 광목으로 만든 글라이더로 맘껏 하늘을 날게 됐다.

3. 카우가이(COW-GUY)=서기 2126년. 천재적인 농학박사 ‘슈테판 하베스트’의 실험이 실패해 탄생한 돌연변이 소. 몇마디 간단한 대화는 가는하나 그것을 제외하면 고집불통에 망나니 짓을 일삼는 건달이다.

4. 타르두=불의 정령 이프리트 중 한 명. 아라비아 사막의 깊고 깊은 심연, 불의 계곡에 사는 고독한 존재다. 소녀 유리타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눈 비운의 불의 화신이다.

5. 카란 마자비=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미백의 리얼 피규어. 월영도국의 공주이자 백공작파의 비구니인 카란을 모델로 했다. 부드러운 옷자락을 휘날리며 펼치는 부채 무술이 압권이다.

6. 푸피앙=캔디 월드 ‘푸피코’의 인기 간호사. 새콤달콤 맛있는 과일 주스와 사탕알약 등으로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치료한다. ‘푸피코 나이팅게일’ 훈장을 두번이나 받기도 했다.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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