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군단' 화려한 비상 시작됐다
피나는 지옥훈련 거듭... 워3 판 떨게 만드는 '저승사자'
 
‘페어즈’는 워크래프트3 리그에서 ‘외인구단’으로 불린다. 지난해 8월 무명에 가까운 아마추어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결성한 후 첫 출전한 ‘슈마배 온게임넷 워3 프로리그’에서 일약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주위를 놀래켰다.

 전혀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팀이 결승까지 오른 배경에는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내용처럼 ‘지옥 훈련’보다 더한 피나는 연습에 연습을 더한 결과였다.

“예선에서 ‘손오공’에 3대1로 앞서다가 4대3으로 역전패했죠. 이것이 팀원들에게 엄청난 자극제가 됐어요. 패자조로 밀렸지만 다른 팀들을 연파했고 다시 결승에서 손오공과 맞붙었어요. 결국에는 4대0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외인구단, 도깨비 구단이라 불릴 정도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죠.” ‘페어즈’ 김영균 감독의 말이다.

개인 성적에서 외인구단의 저력은 다시 한번 빛을 냈다. 현재 대표 간판 선수로 성장한 장재호의 경우 쟁쟁한 워3 스타급 선수를 제치고 ‘MBC 프라임 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 ‘프라임 리그3’에서는 2연속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했다.

‘페어즈’는 현재 진행 중인 ‘MBC 프라임 리그4’ 본선에 장재호를 비롯, 총 5명의 선수를 진출시켰다. 이는 ‘손오공 프렌즈’와 함께 가장 많은 인원이다. 특히 장재호 선수의 경우 3연속 결승 진출을 벼르고 있으며 이외에도 박준, 김동문, 김태인 선수 등이 8강을 넘어 개인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무엇보다 ‘페어즈’ 팀의 숨겨진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팀워크이다. 선수 개개인의 자율 훈련을 최대한 보장하는 감독의 용병술에 외인 구단 선수 특유의 강인한 헝그리 정신이 더해져 시합 때만 되면 무서운 팀워크를 보여준다.

 김 감독은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팀 대항전에서 선수가 나가 싸우기를 원할 때는 승률을 따지기 보다는 선수를 믿고 출전시키기 때문에 사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워3 프로팀처럼 현재 ‘페어즈’의 가장 큰 어려움도 바로 스폰서 부재다. 창단 때부터 인터넷 업체 ‘조아’의 지원 아래 1년여 동안 ‘조아 페어즈’로 활동했지만 경기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지원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최근 김 감독이 팀 운영 외에 가장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일이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다. 몇몇 업체와 협상을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무명의 팀에서 일약 우승을 넘보는 강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스폰서가 없졌다고 팀 분위기까지 위축된다면 애당초 프로리그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꿈도 꿔보지 못했을 겁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고된 훈련을 이겨내 빛을 발하는 팀이 외인구단 아닙니까?” 김 감독은 다시 한번 외인구단의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페어즈’의 이번 프로리그 예상 순위는 4∼5위권이다. 전반적으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고 전력을 보강한 팀도 여럿 되기 때문이다. 물론 결승 진출이나 우승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외인구단은 말에 앞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실력으로 입증한다. ‘페어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나도 한마디
 
김태인(16) 지난 프라임 리그3에서 4강까지 올랐지만 이후 6연패 하며 탈락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이번 프라임 리그에서 만큼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 부진을 털고 우승까지 거머쥐는 저력을 보여줄 참이다.

박준(18) 팀원들이 하나같이 훌륭하고 더불어 팀워크도 탄탄하기 때문에 팀 리그에서는 최소한 결승까지는 무난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프라임 리그’ 8강 진입이 목표다. 과감한 물량 작전이 몇 번 먹혀들어가면 가능하다.

구영롱(18) 이번 리그에서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 일단 다음 리그를 대비해 시드권을 따는 것이 목표다. 현재 팀플 파트너를 교체해 여러 전술을 연습하고 있다. 개인 리그보다는 팀 리그에 비중을 둬 왔기 때문에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새로운 팀플 전략 및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장재호(18) 개인 성적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게임에서 최선을 다해 8강에 오르고 다시 3연송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내겠다. 무엇보다 시합 때 빠른 상황 판단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

김동문(20) 이번 ‘프라임 리그’에서 다양한 종족의 선수와 붙게 됐다. 이에 대비해 다양한 연습을 해왔기에 다양한 전술과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분한 플레이를 펼쳐 최소한 8강까지 가겠다.

조대희(20) 꼭 우승해서 중국에 가고 싶다. 내 단점은 시합 때만 되면 긴장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긴장만 좀 덜하면 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경험이 좀더 쌓이면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