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트리트 조성은 어떤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리니지2’에 대한 유해매체물 판정 파장이 업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당사자인 엔씨소프트는 물론 게임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통윤의 날카로운 보도는 여기서 그칠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더 큰 날을 세울 것이 뻔하다. 관우가 청룡도를 가지고 벼룩만 잡겠다고 나섰겠는가.

이번 파동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사태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업계의 자업자득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다. 게임에 대한 폭력성과 중독성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갤러그’ 게임도 전투기를 격추시켜야만 승리하는 게임이다. 폭력적이라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사시적인 시각이 넘쳐나도 업계는 뒷짐만 쥐고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 순 없다. 업계가 대 사회적인 역할을 외면한 것은 큰 실수다.

연초에 만난 업계의 한 친구는 "업계가 사회공익 차원의 일에 너무 무심한 것 같다. 그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공익성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을 한번도 보질 못했다"며 업계의 이기주의를 질타했다. 사회 안전망을 넘나드는 사업일수록 기업 이윤을 사회에 돌리는 게 기본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영화라는 장르도 한때는 사탄이 만든 것이라며 금기시 한 적이 있다. 그런 장르를 발빠르게 받아들인 게 미국이다. 영화의 황금기를 일군 할리우드는 초창기엔 빈촌에 불과했다. 그런 곳을 오늘날의 명소로 만든 것은 영화인들과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이다. 할리우드가의 ‘워크 오브 페임’은 지금도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영화가 저급한 장르인가.

 게임개발도 중요하지만 대 사회적인 책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이 책무를 업계만 짊어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한가한 얘기로 들릴 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한가지의 방안은 ‘게임의 날’을 제정하고 ‘게임 스트리트’를 조성하는 일이다.

 예컨대 이날 만큼은 온 가족이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가족 대항전을 개최해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다. ‘게임스트리트’는 우리의 ‘워크 오브 페임’으로 만들자. 신촌도 좋고 대학로도 좋다.이곳에 유명 게이머들의 수형을 도로에 깔고 매주 한번씩 이벤트를 갖는 등 축제의 장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데도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만 하겠는가.

 업계가 자기사업에만 너무 매달려 오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지금은 그럴 여유가 있지 않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젠 좋은 게임도 중요하지만 대사회에 눈을 돌리는 자신감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편집국장(inmo@et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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