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에 '올인' ... 과연 그럴까?
 
"저희 게임에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래픽에서만큼은 어떤 온라인게임에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취재를 위해 여러 개발사와 유통사를 다녀보면 흔히 듣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 개발중인 온라인게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최고의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광원 효과가 어떻고 햇빛에 그림자가 저렇고, 물체의 반사효과, 폴리곤 등등 그래픽에 대한 자랑만 잔뜩 늘어 놓으면서 정작 중요한 게임시스템과 플레이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 등은 설명조차 없다.

기존의 MMORPG와 다른 점이 뭐냐는 질문을 던지면 국내 유저들의 성향상 어쩔 수 없이 ‘노가다’에 의한 레벨업만이 유일한 게임시스템인양 말한다.

하지만 게임에 있어서 그래픽은 부수적인 요인일 뿐 결코 전부가 아니며 특히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감안하면 화려한 그래픽 효과와 세밀한 묘사는 오히려 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곤한다.

제 아무리 훌륭한 그래픽을 구현해도 통신속도와 컴퓨터 사양을 고려치 않은 온라인게임은 뚝뚝 끊어지는 화면과 짜증나는 딜레이 화면만 모니터에 나타날 뿐이고 어떤 유저도 오랜 시간 붙들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범용적으로 알려진 ‘상식’이다. ‘리니지2’의 경우도 최초 공개할 당시의 그래픽과 현재의 그래픽은 알게 모르게 많이 달라졌다.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면서는 캐릭터 폴리곤의 수를 살짝 줄여 컴퓨터의 사양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했으며 여러 가지 다양한 그래픽 옵션을 둬 유저의 사양에 맞는 ‘리니지2’가 실행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든 뭐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시스템과 재미다. 국내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리니지’의 그래픽을 칭찬하는 유저는 아무도 없다.

그래픽이 뛰어나면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 인 것 처럼 ‘올 인’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게임플레이를 창조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일 것이다.
 
김성진기자(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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