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힘, 카자마 가문은 계속된다.
 
오락실 격투게임의 양대산맥이라면 ‘철권’과 ‘버추어 파이터’다. 이 둘은 각기 독특한 색깔을 자랑하며 타협할 수 없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이들 게임을 추종하는 게이머들도 서로를 거부한다. 남코는 이번 E3를 계기로 세가보다 한발 앞서 ‘철권5’를 공개해 다소 지지부진했던 전작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에 몸을 던지고 있다.

드디어 ‘철권 5’가 등장한다. 동네 오락실 꼬마들과 나이 먹은 아저씨까지 즐겨하는 격투게임 ‘철권’의 최신작이 올 연말 공개될 예정이다. 이 게임의 개발사 남코에 따르면 올해안으로 오락실용 아케이드를 먼저 발매하고 2005년에 콘솔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전작에서 10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한 ‘철권5’는 3명의 캐릭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그들은 ‘아스카 카자마’, ‘펭 웨이’, ’레이븐’ 등이며 이들이 등장함에 따라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얽히고 설켰던 스토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먼저 아스카 카자마는 카자마 집안의 복잡한 가계구조를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카자마는 카자마 집안의 사람임을 의미하는데 아스카는 ‘준’의 성이기 때문이다(준은 ‘철권3’에 등장했던 합기도 여성 캐릭터). 또한 아스카의 기술은 과거 준이 보여줬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아스카 카자마는 준과 카자마 사이에서 태어난 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이들이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이번 시리즈에서 아스카 카자마가 홀연히 등장하는지 베일에 싸여 있다. 즉 ‘철권4’에서 종결될 것 같았던 카자마 집안의 이야기는 ‘철권5’에서 계속 연장되는 것이다. 아스카 카자마 외에 등장하는 다른 2명의 캐릭터는 중국 무술을 사용하는 펭 웨이와 레이븐. 펭 웨이는 스승과 동료들의 죽음으로 복수의 화신이 된 자이며, 자유 격투 스타일의 레이븐은 카자마의 힘을 빼앗기 위해 파견된 비밀 조직의 요원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 외에 킹, 카자마 진, 화랑, 쿠마, 니나, 브루스, 크리스티, 스티브 등은 계속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E3에서 남코는 ‘철권5’에 온라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데드 오어 얼라이브’처럼 인터넷을 통한 대전이 아닌, ‘버추어 파이터 4’에서 시도됐던 온라인을 이용한 승률관리 카드를 의미하는 것이다(일본에서 사용하는 ‘온라인’은 국내와 의미가 다르다). 또한 남코에서 직접 밝힌 것처럼 이번 ‘철권5’는 최대의 경쟁작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를 벤치마킹해 이전의 시리즈들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2.5D 스타일의 그래픽을 탈피하고 풀 폴리곤을 바탕으로 한 3D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김성진기자(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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