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수기 공모 5월 당첨자
 
‘더게임스 웹진(www.thegames.co.kr)’ 오픈을 기념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협찬으로 오는 8월까지 진행하는 게임이야기 공모전 5월 최우수상에 ‘엽기 마누라’가 선정됐습니다. 우수상에는 ‘가가브 3부작 그리고 하늘의 궤적’이, 장려상에는 ‘스타,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와 ‘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서운’, ‘비디오게임 1세대가 바치는 글’이 각각 선정됐습니다.

 최우수상에는 X박스와 게임 타이틀 1개를 드리고 우수상에는 X박스 라이브용 스타트키트와 게임 타이틀 1개, 장려상 3명에게는 각각 게임타이틀 1개씩을 증정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최우수상] 엽기 마누라 <김창선 katew@korea.com>
 
제 와이프는 게임에 소질이 있는 여자입니다. 제 성격에 맞지 않는 MMORPG에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곤 해서 제가 놀랄 정도입니다. ‘디아블로2’를 플레이할 때도 저는 와이프의 캐릭터 뒤만 따라 다녔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실토하게 되는군요. 지금도 우리 와이프는 ‘리니지1’ 베타 테스터 시절 오웬이란 아이디로 날렸다는 말로 제 기를 죽입니다. 와이프는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여자지만 현실은 현실! 아침 일찍 우리 아이 다빈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뜨개질에 신경쓰며 바쁘게 살다보니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말은 하면서도 좀처럼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리니지2’가 상용화되자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한다"고 폭탄선언을 하며 제 카드를 당당히 가져가 3개월치 결제를 하더군요. 우리는 게임을 통해 만났기때문에 그런 와이프의 모습이 싫지 않았습니다.
 와이프는 그동안 게임을 못했던게 억울했는지 밤에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커피를 주식으로 삼아 게임에 몰입했습니다. 엘프 스카우트로 단 5일만에 30레벨을 찍더니 전직 어쩌구하면서 미친듯이 게임에 몰두했습니다. 우리 다빈이가 아침 9시 반에 유치원 버스를 타는데, 밤 새고 버스태워 보내고 잠시 자고 다시 레벨 업. 정말 제가 보기에도 초광렙을 하더군요. (중략)

 문제의 그날, 다빈이 유치원 보낼 시간에 맞춰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파 위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와이프를 발견했습니다. 약이 빠짝 올라 ‘다빈이 유치원 보내고 한바탕해야겠구먼…’ 하고 생각했습니다. 감기로 몸이 아팠던 우리 딸은 ‘유치원 안가고 침대에서 잘래!’라며 아우성이었고 저에겐 정말 전쟁터 같았습니다. 일단 우리 다빈이 늦기전에 보내야했기에 대충 씻기고 옷 입혀 우유 먹이고 달랬습니다. 정말 폭발하기 직전이었죠. 으~ 일단 다빈이를 보내고 보자. 다빈이 감기약이 어디있더라. 한참 찾다가 없으니까 짜증이 더 나더군요. 정말 오늘 컴퓨터를 부숴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잔뜩 나서 정신없이 자고 있는 와이프에게 소리를 꽥 질렀습니다.

"야 이지은! 다빈이 약 어디있어! 약 어딨냐고?"
비몽사몽간에 우리 와이프 이렇게 대답 하더라구요.
"어~~ 약? 약? 다빈이 인벤토리에."

그 말을 듣고 저는 마루바닥에 배를 잡고 뒹굴었습니다. 정말 너무 웃겨 미친듯이 웃다 숨이 탁탁 막히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그 사건. 한번 대박으로 싸울뻔했던 그날은 그냥 평화롭게 넘어갔습니다. 요즘은 와이프가 그때처럼 플레이를 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3∼4시간만 열심히 하고, 자기 할일 하며 저한테도 무지 잘해줍니다. 진정한 게임폐인 와이프와 사는 저도 나름대로 행복하답니다.
 
[우수상] 가가브 3부작 그리고 하늘의 궤적 <표준수 coll747@dreamwiz.com>
 
팔콤의 대작이라고 뽑는다면 당연히 ‘가가브’ 3부작과 ‘이스’ 시리즈입니다. 전 ‘가가브’ 3부작 중 ‘하얀마녀’를 플레이해보고서야 팔콤의 대단함을 알게됐습니다. 제가 하얀마녀를 알게 된 것은 문방구 진열대에서 기웃거리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뭐 재밌는 게임 없나’하며 놀고 있는데 하얀 껍대기에 깔끔한 그림이 새겨져 있는 주얼 시디를 발견했습니다. 케이스에 그려진 화려한 그래픽에 반해 게임을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그래픽은 오프닝에서만 잠시 보이고 도스게임같은 그래픽이 내 눈을 괴롭혔습니다. 전 후회했죠. 하지만 속는 셈 치고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초반 멧돼지와의 전투는 자기가 알아서 멧돼지를 잡더군요. 그땐 미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갈수록 몰입돼 서장만 넘어갔는데도 푹 빠져 밤을 지새우며 계속 플레이했습니다.

결국, 2주일정도 지나 엔딩을 봤는데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게임이지만 동료들이 떠나갈 때는 목이 매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 "한번 더 여행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을 때의 그 슬픔은…. 조금 더 나이가 든 저는 인터넷을 통해 ‘가가브’ 3부작 정보를 구입, ‘하얀마녀’를 정품 박스로 교체하고 4번째 시나리오인 ‘주홍물방울’도 일본판 정품(7만원 가까이 들었죠)을 구입했으며 5번째 시나리오 ‘바다의 함가’도 정품으로 구매했습니다. 이 3개의 게임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자취를 찾을 때마다 전 기쁨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스6’가 국내에는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불법복제 때문에 팔콤이 한국에서는 게임을 발매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팔콤의 열성팬인 전 화가 났죠. 그 때문에 와레즈를 경찰에 신고하려고 발버둥 친 제 모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하략)
 
[장려상]
 
제목: 스타,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방신주 svaraya svaraya@naver.com >
제목: 겜이라구 하기에는 넘 무서운 <맹세영 msyvcy huruch@naver.co.kr >
제목: 비디오 게임 1세대가 바치는 글 <이상호 jack245245@hotmail.com >


※ 지면 관계상 수기의 일부분을 생략했습니다. 전문은 더게임스(www.thega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모 당선자는 더게임스 본사(영등포구 영등포동 2가 : 02-2168-9581)로 방문하거나 착불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취재부(webmaster@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