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레트 스타리그 우승 후보로 급부상
 
‘치터 테란’ 최연성이 온게임넷과 MBC게임 등 양대 스타리그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며 스타로서의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윤열이 달성한 바 있는 그랜드슬램도 가능해 보인다. 이미 MBC게임 스타리그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는 최연성은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줬다. 또 21일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도 가장 먼저 8강에 안착, 우승을 향한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최연성은 사실 임요환에게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신예답지 않은 엄청난 괴력을 발휘해 왔다. ‘치터 테란’이니 ‘괴물’이니 하는 별명이 그의 성향과 실력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임요환의 빛에 가려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최연성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것은 임요환이 처음으로 스타리그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슬럼프를 겪으면서 부터다. 최연성은 임요환이 빠진 스타리그 무대에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열린 ‘질레트 스타리그’ 개막전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자인 강민을 제압한데 이어 지난 21일 이병민과의 경기에서도 시종 한발씩 앞서 나가는 우세를 보인 끝에 2승을 달성, 8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지난 시즌 우승자인 강민에게 ‘우승자 징크스’를 안기며 8강진출 탈락의 수모를 안겨주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최연성은 물량 못지 않게 전략적인 면에서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보다 하루 앞서 벌어진 MBC게임 스타리그 개막전에서도 주진철을 상대로 낙승을 거두며 대회 3연패를 향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최연성은 이 경기에서 초반에 2개의 스타포트에서 레이스를 뽑아내 오버로드를 몰살시키고 드론을 대거 잡아내는 성과를 거두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앞마당 확장을 바탕으로 배럭을 4개로 늘리며 다수의 머린을 생산, 주진철의 확장의지를 꺽어버렸다.

그는 또 팀리그로 진행되는 프로리그에서도 개인전과 팀플전에 교대로 출전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런 최연성의 가능성을 인정한 주훈 감독은 22일 열린 헥사트론드림팀과의 경기에서는 “오늘은 쉬게 하고 싶었다”며 과감하게 최연성을 빼고 다른 선수로 엔트리를 구성하는 여유를 보였다.
 
주훈 감독이 본 최연성
 
“연습벌레죠 뭐.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당연히 결과도 좋아요.”

‘SK텔레콤T1’의 주훈 감독은 최연성에 대해 ‘좋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평소 특정 선수에 대한 평을 지극히 아끼는 주감독이다.

그렇지만 주감독은 어느새 최연성을 팀의 부주장격이라고 추켜세운다. 나이가 주장인 임요한 다음으로 많기도 하지만 항상 최고의 연습량을 보여주는 최연성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그많큼 크기 때문이다. 사실 ‘SK텔레콤T1’ 선수들은 동갑내기가 많은데, 동갑내기 가운데 최연성의 생일이 가장 빠르다.

“지금처럼 꾸준히만 하면 양대 리그를 동시에 석권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주훈 감독은 특히 최근 최연성이 보여주고 있는 성적에 고무된 듯 조심스레 그의 우승 가능성을 점쳐본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팀 내에서도 ‘모범’이 되는 최연성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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