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일레븐 인기상종가... 게임도우미 맹활약 플스방은 장사진
 
“저쪽에 괜찮은 분들 있는데 합석하시겠어요?”

팀플(팀 대전)이 백미인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서 요즘 플스방에서는 나이트클럽에서나 볼법한 광경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플스방에서 단골 확보를 위해 2명, 3명 단위로 온 손님들끼리 팀플레이(이하 팀플)을 벌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부킹’을 주선하고 있는 것. 최근 들어서는 팀플의 묘미에 푹 빠져 부킹 때문에 장시간 플스방에 진을 치는 마니아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 안해보면 재미 몰라

“이곳에서는 200% 부킹이 이뤄집니다. 팀 플레이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재미를) 모릅니다.”

신촌 명물거리에 위치한 메가플스의 직영점에서 친구와 함께 ‘위닝일레븐’ 2대 2 팀플을 방금 끝내고 잠시 쉬고 있던 대학생 이명상씨(24)는 부킹이 잘 되느냐는 질문에 흥분을 채 삭이지 못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도 계속 팀플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곳의 점장인 한철희 과장에 따르면 이씨는 집에 플스(플레이스테이션)가 있는데도 부킹 때문에 이곳에 자주 들른다고 한다. 그는 “손님을 모으기 위해 부킹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직영점이 지난해 11월 오픈한 이후 부킹 때문에 찾아오는 단골 손님만 20여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스방 부킹의 주역은 바로 ‘게임 도우미’. 메가플스 직영점의 경우, 한 과장을 비롯해 아르바이트생 5명이 하루 3교대로 게임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부킹은 기본이고 초보자들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거나 직접 대전 상대가 돼주기도 하는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 눈썰미가 부킹 좌우

플스방에서 ‘부킹’이 일반화되면서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수시로 벌어진다.
크게 패한 팀이 상대편이 무안하도록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 정도는 애교로 봐줄만 하다. 넥타이를 매고 온 직장인이나 술을 먹고 온 손님들의 경우, 큰 소리로 떠들면서 분위기를 망치거나 나이가 많은 게임도우미에게 반말을 일삼기도 한다.

이에 따라 게임도우미는 부킹을 해줄 때 팽팽한 경기가 되도록 양 팀의 실력을 살피는데 가장 신경을 쓴다고 한다. 한 과장은 “한번은 7대 0 야구 스코어로 경기가 끝나 진분들한테 음료수도 드리고 위로 하느라 애를 먺었다”며 “이제는 누구든 플레이를 한 번만 보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킹을 하다하다 도저히 안돼 게임 도우미가 직접 손님과 상대를 해주는 경우도 가끔 생기기도 한다.
게임 도우미인 박규태씨(21)는 “승부근성이 있어 지기 싫어하는 편이지만 손님이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적당히 져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게임 도우미들의 기피대상 1호는 실력과시를 위해 부킹을 조르는 남자 고등학생. 게임 도우미들은 이들이 등장하면 아연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킹을 해줘야 하는데 워낙 실력이 뛰어나 웬만한 팀을 붙여 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위닝일레븐'은 어떤 게임?
 
‘위닝일레븐’은 한마디로 플스방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킬러’ 애플리케이션.

메가플스 신촌 직영점의 한철희 과장은 “42개 좌석이 있는데 바쁜 시간대에는 30개의 위닝일레븐 CD로도 운영이 빠듯하다”며 “선수들의 동작이 살아 있고 실제 축구에서 쓰는 모든 기술이 구현돼 있는 역대 최고의 축구게임”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게이머들은 대부분 ‘피파’가 아케이드성이 강한 반면 ‘위닝일레븐’은 사실적인 축구 게임이라고 평하고 있다.
시리즈 최신작인 ‘위닝일레븐 7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다카츠카 프로듀서가 이끄는 코나미컴퓨터엔터테인먼트 도쿄제작팀이 만들었다.

이 게임 한국판은 한국축구협회의 공식 라이선스를 취득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전원 실명으로 등장하며 게임내 자막이 모두 한글화돼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전작보다 개선된 물리엔진은 게이머가 공의 회전을 고려해 슈팅하면 실제 축구 경기에서나 등장하는 그림 같은 슛을 날릴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리그가 4개로 분류되고 클럽수도 대폭 증가하는 등 코나미의 자랑거리인 마스터 리그모드도 강화됐다. 따라서 게이머가 유럽의 명문팀과 눈에 익숙한 대부분의 클럽팀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초심자부터 상급자까지 두루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트레이닝 모드도 눈여겨 볼만 하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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