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정신 '똘똘'..."겁나는 팀 없다"
기본기 탄탄 막강저력 지닌 '흙속의 진주'
 
프로게임단 ‘플러스’가 독기를 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스폰서 없이 지낸지 4개월이 넘었지만 손짓하는 기업이 없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업은 물론 스타리그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팀 분위기에는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게임넷 질레트 스타리그’ 본선에는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주전 성학승 선수와 박경수 선수가 ‘챌린지 리그’와 ‘MBC게임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이 전부다. ‘스카이 팀리그’에서는 현재 1승2패로 하위권에 처져있다. “스폰서가 없는 상황에서 뚜렷한 성적도 내보이지 못해 정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정웅 감독의 현재 심정이다.

‘플러스’ 선수들은 최근 특별 휴가를 다녀왔다. 심각한 위기 상황 속에서, 그것도 팀리그가 진행 중인 시기에 무슨 특별 휴가냐고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휴가는 엄격한 내부 규율 강화를 통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휴가’이다. 조 감독은 “과거 3∼4일씩 휴가를 가는 등 자유방임적인 분위기에서 개인 연습이나 팀 훈련이 느슨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우리팀이 보여준 것이 뭐가 있는가, 프로는 대우를 받고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보여주고 대우받는 것이라는 점을 선수들에게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선수들의 휴가 복귀와 함께 플러스의 강도 높은 훈련이 시작됐다. 과거와는 180도 달라졌다. 일일 스케줄을 엄격하게 적용해 타이트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된 팀밀리(Team Melee) 방식의 연습을 도입했다.

이에 앞서 연습실의 구조를 대폭 수정했다. 2개 방으로 나뉘어 있던 PC를 한곳으로 몰아 주전 6명이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했고 조 감독의 PC도 옆에 붙였다. 이제는 자유방임이 아닌 스파르타식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입니다. 개인과 팀 성적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면 가장 절실한 스폰서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리라 봅니다. 지금은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고삐를 죄야할 시기입니다.” 조 감독의 굳은 의지를 보였다.

기본기는 충분하다. ‘플러스’ 팀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이면에는 감춰진 실력이 상당하다. 지난해 MBC팀리그에서 3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보여줬고 신예 박경수와 이학주 선수는 아마추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휩쓸다시피 하며 프로로 데뷔했다. 또한 조 감독이 남몰래 키워 온, 주전 성학승과 박지호 못지않은 다크호스 박성준 선수(21)가 출전 준비를 완료, 새로운 3톱 시스템으로 뭔가 보여줄 태세다.

조정웅 감독은 “약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새로운 각오와 실천으로 최소한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겠다"며 “지금은 선수와 감독이 혼연일체가 돼 땀흘리고 있다. 팀 이름처럼 실력에서 플러스된 플러스팀을 기대해 달라”고 말을 맺었다.
 
나도 한마디
 
성학승(20) 스폰서가 없어지고 팀 운영 상황이 열악해서 선수들이 많이 흔들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연습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챌린지 리그’에서 패자조에 있는데 일단 듀얼토너먼트 진출이 목표예요.

박지호(20) 많이 힘들어요. 플러스 팀을 떠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나하고는 여러면에서 안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디에 있든 프로게이머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이겠습니다.

박경수(18) 일단 ‘챌린지리그’ 승자조에 올랐으므로 1위를 차지해 스타리그 본선까지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를 지켜봐주시는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이학주(18) 모두가 다시 한번 잘해보자는 분위기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특히 연습량이 많이 늘었고 방법도 다양해졌죠. 다음 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아요. 지켜봐주세요.

오영종(18) 과거와 다른 긴장된 분위기를 느껴요. 감독님도 예전과 달리 엄격해졌구요. 프로 게이머가 됐으니 성공하려면 연습 뿐이죠.

김정환(17) 막내로서 형들을 좇아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형들 모두 최고 프로 게이머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연습만 제대로 하면 언젠가는 우승도 할거예요. 두고보세요.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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