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소시민 '경무대 이발사'의 삻과 눈물
 
1960,70년대 독재정권 당시 폭압적인 분위기를 실화와 우화를 섞어가며 그려낸 임찬상 감독의 야심찬 데뷔작. 지난 5일 개봉 이후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란 당초 기대를 충족시키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화가에선 ‘범죄의 재구성’과 함께 2000년대 한국영화 베스트 데뷔작 목록에 올릴 만하다는 평가를 내릴 만큼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했다. 임 감독 자신이 집근처 도서관에서 1년여동안 공들여 쓴 각본을 기초로 잘 축조된 캐릭터와 매끄러운 구성이 신예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란 평이다.

영화는 시대의 질곡을 울퉁불퉁 헤쳐나가는 한 소시민의 삶과 눈물을 여과없이 보여 준다. 임찬상 감독은 구체적인 역사를 더듬으며 영화적 상상력을 촘촘하고 소탈하게 덧붙여 나갔다. "사사오입이면 헌법도 고치는데, 뱃속에서 다섯달 넘으면 애를 낳아야지!"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 이발관이 있었다. 효자이발관은 ‘성한모’, 혹은 ‘두부한모’라고 불리우는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가 주인공이다.

먹고살기 힘들어 남의 머리를 깎는 이발사 성한모는 힘들게 살던 당시 서민들의 모습 그 자체다. 권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멋있는 것도 아닌 소시민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가 단순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을 웅변한다.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와 문소리의 개성있는 연기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장르:코메디 감독: 임찬상 주연:송강호/문소리)
 
이중배기자(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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