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인류 최고의 예술
'미래'를 열 창의력 키워야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전국적으로 내리던 지난 주 수요일, 천안 남서울대학의 최성교수를 찾아 내려갔다.

먼 길을 내려왔다며 반갑게 맞이하는 그를 대하니 시골에 계신 형님을 만난 듯 편안해 진다. 대접 또한 그러했다. 차가 밀려 점심식사 시간이 많이 늦었음에도 알뜰히 기다려 주었다가는 “시골에 오셨으니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를 대접하겠다"며 두부와 버섯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안내했다.

이곳 생활이 10년째인 최 교수는 벌써 이곳 터줏대감이 다 돼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너무나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서도 최 교수의 인기는 최고인 모양이다. 최교수가 권하는 ‘두부만두’와 ‘버섯전골’을 시켰다. ‘버섯전골’이야 다른 곳에서도 먹어보았지만 ‘두부만두’는 처음 먹어보는 것이어서 특별했다.

훈훈한 시골인심을 느껴가며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93년 12월 상공부(현 산자부)에서 ‘게임산업육성법’을 만들 때에 당시 산업정책국장이었던 백만기씨와 함께 법안을 검토하고 논의 한 것이 게임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된 계기였어요”

그렇게 해서 최교수는 남들보다 먼저 게임을 접하게 됐고 94년에 남서울대학교의 개교와 함께 컴퓨터학과 교수로 취임하면서 교육과 게임을 접목시키는 연구를 시작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예요. 그런데 게임을 하는 친구들은 보통 프로그램보다 훨신 복잡하고 힘든 게임 프로그램을 척척 만들어 내더라구요. 그래서 ‘아 게임을 가르치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단순하게 시작한 게임교육은 성과를 거뒀고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촉망받는 유망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해서 최교수는 94년부터 지원되는 산업기반기술개발사업의 인력양성사업으로 한국어뮤즈먼트연구조합의 영상소프트웨어인력양성사업(당시에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했다)을 호서대학교 황희융교수와 같이 지도교수로 참가했다.
그리고 그는 국내 최초의 게임책인 ‘게임PD가되는 길(연합C&C 발행)’을 내는가 하면 언론사에 게임관련 글을 기고하는 등 10여년 동안 적극적으로 활동해 ‘게임학계의 대부’라는 이름을 얻게됐다.

하지만 게임을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만 해도 게임 자체를 곱지못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인식도 문제였다.

“게임을 하는 것과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차이가 많아요. 게임개발은 고통이 따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공부를 통해 실력과 능력(기술)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예요”
게임은 수학과 물리로 이루어 졌는 데 학생들은 단순히 게임하고 노는것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창의력 있는 학생들이 게임업계에 많이 들어 와서 세계적인 창의력있는 게임이 개발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최교수를 찾아와 온라인게임개발기업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또 온라인 게임이 세계를 지배해 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묻자 최교수는 “게임으로 부터 시작된 것을 스타프로젝트화(OSMU)해서 후세의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영화와 결합된 영화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며 “이미 일본은 영화게임의 초기버젼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어 우리도 빨리 영화게임을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하나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게임을 개발해 누구나 쉽게 게임의 원리를 알 수 있는 게임수학물리 책을 저술하고 싶다고 했다.

“게임은 인류의 최고 예술이자 마지막 종합 예술입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창의력을 키우고, 다양한 해외 및 국내 경험을 쌓으시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류에게 즐거움으로 봉사하십시요.”

비가 내리는 본관 앞까지 따라 나와 배웅을 하며 최교수가 말했다. “다음에 날씨 좋을 때 꼭 놀러 오세요. 학교 안 호수에서 낛시를 해도 좋고 가볼만한 곳이 많아요”

다시 오겠다며 돌아오는 길은 피곤 보다도 최교수의 따스한 인간미가 훈훈한 여운을 남겼다.
 
프로필
 
76년 동국대 시스템공학과졸
80년 고려대 정보처리학과졸
83년 연세대 산업대학원 전자계산학과졸
99년 이학박사(강원대)
76년 한국기업은행 전산개발과
80년 조선대 전자계산학과 전임강사
81년 한국전자계산 Kcc Prime Se 과장
83년 제주은행 전산실장
86년 한국생산성본부 OA추진사무국장
94년-현재 남서울산업대 전자계산학과 교수
94년-현재 남서울대 산업기술연구소 소장
2001년-현재 한국게임학회 수석부회장
 
취재부장(bekim@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