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협객'들의 환상의 무공
 
‘중원의 진정한 고수는 누구인가?’

무협 소재 온라인 게임이 봇물처럼 쏟아지며 온라인 세상이 협객들의 무공 연습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태산도 무너뜨릴 듯한 파워의 장풍, 바람을 가르며 이동하는 축지법과 경공술까지 소설과 영화 속에 보던 환상의 무공을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무협마니아들의 몸을 동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10여종의 넘는 무협 게임이 잇따라 쏟아지며 온라인 게임시장의 지존 자리를 놓고 각 개발사들이 펼치는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무협게임은 ‘영웅문’ ‘천상비’ ‘무혼’ ‘디오’ ‘시아’ ‘운온라인’ ‘칼온라인’을 비롯해 10여종.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타이틀도 ‘구룡쟁패’ ‘열혈강호’ ‘황제의 검’ ‘실크로드’ 등 10여종에 가깝다.

무협게임의 출시가 잇따르면서 무공의 수련을 강조한 ‘정통 무협’에서부터 ‘퓨전 무협’ ‘코믹 무협’ ‘한국적 무협’ 등 각자 표방하고 있는 세계관이 다양해지면서 게이머들의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 정통무협의 진수 ‘디오’ ‘구룡쟁패’

무협게임 돌풍의 주역은 정통무협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디오(www.doonline.co.kr)’. ‘디오’는 화려한 이펙트, 시원시원한 타격감, 시간 개념을 도입한 자연스러운 배경, 동양적인 색채를 잘 살린 캐릭터 등으로 무협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고대 중국의 12가지 무기를 쓰는 캐릭터와 무협 본연에 충실한 무공을 재현해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중원 무림세계를 실제 체험해 볼 수 있다. 비목의 작곡가 장일남 선생의 아들 장훈씨가 맡은 음악도 무협 분위기와 잘 조화돼 ‘디오’가 무협 게임 중 동시접속자 1위를 기록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통무협 중 주목되는 또 하나의 작품은 ‘구룡쟁패(ninedragons.co.kr)’. 개발사 인디21이 50억원을 쏟아부으며 3년에 걸쳐 제작 중인 ‘구룡쟁패’는 소림, 무당, 개방, 녹림, 비궁, 마교 등의 문파와 400여가지의 무공을 중국 무공서적의 고증을 거쳐 구현했다고 한다. 무협지 마니아라면 귀에 익숙한 각 문파와 무공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내부
테스트 중인 이 게임은 오는 6월경 서범서비스될 예정이다.

# 코믹무협 ‘열혈강호’ ‘키린’

이소룡의 정통 무협영화에 필적하는 성룡의 코믹 무술영화가 있듯, 무협 온라인 게임에도 ‘퓨전 코믹 무협’이 등장하고 있다. 무협하면 왠지 무겁고 진지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도 이젠 옛말이다. 최근 오픈베타에 들어간 태울의 ‘키린 온라인(www.kirinonline.co.kr)’과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열혈강호 온라인(http://www.yulgang.com)’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단번에 허물어 버린다. 만화풍의 이들 게임은 늘씬한 8등신 대신 우스꽝스런 5등신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넘어질 때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고 다리를 떨기도 한다.

특히 300만부가 팔린 무협만화를 원작으로 한 ‘열혈강호’는 아직 오픈베타 이전임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원작의 탄탄한 시나리오를 배경으로 한 데다 무협게임 답게 문파를 중심으로 지존을 겨룰 수 있는 다양한 무협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키린 온라인’은 무협게임 고유의 문파간 대전이나 특수무공 변장, 변신시스템 등 각종 이색 요소를 적극 반영했다.

# 무협과 팬터지의 만남

국내 무협게임의 원조격인 태울이 선보인 ‘시아(www.xiah.co.kr)’는 기존 작품인 ‘영웅문’과 달리 무협에 팬터지적 요소를 결합시킨 게임이다. 무협게임의 재미 요소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의상, 희귀한 몬스터 그리고 팬터지 게임의 마법을 능가하는 화려한 무공 이펙트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시아’의 장점. 무엇보다도 콘솔게임에 버금가는 짜릿한 타격감과 빠른 속도감은 태울의 오랜 노하우를 물씬 느끼게 한다.

SR코리아의 ‘운(http://www.unonline.co.kr)’은 콘솔게임에 버금가는 액션성과 타격감을 자랑한다. 허공을 빙글 빙글 도는 낙법, 무기를 땅에 꽂고 몸을 던지는 액션 뿐만 아니라 콤보기술을 이용해 이들 무공을 조합할 수도 있다.

아이닉스소프트의 ‘칼온라인(http://www.kalonline.co.kr)’과 기가스소프트의 ‘십이지천(www.twelvesky.co.kr)’은 성인들을 위해 액션의 묘미를 극대화시킨 무협게임. 적의 목을 쳐내는 ‘참수시스템’을 비롯해 전투불능 몬스터를 확인사살하는 모습에서는 잔인함마저 느껴진다.

이밖에도 노아시스템 등 3사가 공동개발 중인 파괴 액션 무협 ‘황제의 검(www.mgame.com/game/emperor)과 중국, 이슬람, 유럽의 고대 문명 등을 모두 표현한 조이맥스의 대작게임 ‘실크로드(kr.silkroad.yahoo.com)’도 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무협다운 무협을 기다리며

무협게임의 잇따른 출시로 지지층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공’ 이나 ‘갑자’ 같은 낯선 용어가 많이 사용되다 보니 아직 일반 유저들에게 다소 낯설다는 지적도 있다. 상세한 설명 역시 부족하며 대외적인 마케팅 및 홍보뿐만 아니라 신규 유저들이 보다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자체적인 ‘내공’을 다지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무협을 표방한 상당수 게임들이 한꺼풀을 벗겨보면 ‘리니지’식 온라인 게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겉표장은 요란하나 몹을 때려잡고 레벨을 올리는 단순 동작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협은 서양의 팬터지 문화와 비교되는 동양 전통의 소재. 영화와 소설 등에서 이미 높은 인기를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무협 게임도 대박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안고 있다. 더불어 중국 게임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기반을 둔 무협이 중화 문화권 시장공략에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풍부하다. 그런 측면에서 무협다운 무
협, 기존 팬터지를 뒤엎는 새로운 무협게임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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