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 공략 ABC
 
최근 미국 정부의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2007년까지 미국의 모든 가정, 건물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실현 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세금을 한푼도 받지 않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 특정 분야에서 세금을 면제한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장려 없이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활성화에서 뒤쳐진다는 것을 드디어 인식 했나 보다.

2년전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의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 미국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의 더딘 발전과 게임 문화가 다른점을 들어 매우 비관적으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우선 언젠가는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초고속망의 실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인터넷시장에서 경쟁하는데 미국은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있을 나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게임문화가 달라서 힘들 것이라는 마치 코끼리 다리 만지는 얘기가 나올 때는 답답한 심정마저 느끼곤 했다. 인프라가 형성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인프라 안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게 된다. 여기에는 미국식이라는 법칙이 없다. 단지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면 그것이 무엇이던 사람들은 한번쯤은 시도 해 볼 것이다. 사업의 첫 단추는 여기서부터 끼워야 한다. 미국식만 먹힐 것이고 그래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이 시작된다면 그 사업은 시작부터 악몽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 미국식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서비스를 누가 하느냐가 사업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의 소비문화라고 하는 것은 서비스 주체와 소비자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신뢰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제공이란 면에서 살펴보면 미국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제공되기까지 유통단계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다. 그리고 각 단계의 사업자들은 소비자를 잘 이해하고 적절한 마케팅을 통해 전체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것은 비단 오프라인 유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유통, 즉 온라인 서비스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게임 회사들은 온라인서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릴지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이것은 미국내 시장의 온라인 게임 유통구조의 형성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급한 프론티어들의 실패를 통해 미국 내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미래시장을 점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2007년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실현시키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왔다. 그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 게임 회사보다 미국 소비자의 소비 문화를 더 잘 알고 있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게임 내 몇 가지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적용되어야 더 적절하다. 그리고 서비스 주체와 소비자의 신뢰가 깨질 위험요소는 이런 종류의 사업에서는 가장 큰 위험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크래킹이나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서비스는 미국시장에서 발 붙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문화다.
 
이젠사장(saralee@e-z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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