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토니시아스토리’, ‘창세기전’으로 다시 명승부
 
‘이젠 모바일로 한판 붙을까.’ 국내 패키지 게임의 명가라 불리는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와 손노리(대표 이원술)는 개발사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고정팬을 수 만명씩 두고 있는 라이벌이다. PC게임이 한창 인기를 끌던 90년대부터 꼭 10년 동안 한국 게임계에 수 많은 화제를 뿌리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두 회사가 이번엔 모바일로 장소를 옮겨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PC플랫폼에선 손노리가 더 먼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94년 중반 RPG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하나로 당시로선 경이적인 기록인 15만장을 팔아치우는 ‘대박’을 터트린 것. 이에 질세라 소프트맥스는 95년 ‘창세기전’을 내놓은 뒤 2000년 ‘창세기전3’ 파트2까지 총 6편에서 국산게임으로는 전무후무한 80만장의 대기록을 세웠다.

모바일에선 소프트맥스가 선수를 쳤다. 소프트맥스는 ‘용자의 무덤’ 시리즈를 시작으로 지난 3월 KTF를 통해 서비스 시작한 ‘마그나카르타M’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작년말엔 ‘창세기전 외전-크로우’를 출시하면서 "RPG 게임은 모바일에서 뜨기 힘들다"는 업계의 통설을 깨며 5개월 째 베스트게임의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SKT, KTF, LGT 등 이통3사를 통해 누적 다운로드 건수만도 25만여건에 이른다. 여세를 몰아 지난 3월에 내놓은 ‘마그나카르타M’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엔 손노리가 반격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KTF 멀티팩을 통해 서비스에 들어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대박 조짐을 보이며 소프트맥스에 대한 역공을 퍼붓고 나선 것이다. 이 게임은 서비스 이후 단 5일만에 다운로드 1만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통하며 주간 베스트 게임으로 선정됐다. 같은 RPG로 현재 서비스중인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외전’과 ‘마그나카르타M’에겐 ‘악재’일 수 밖에 없다.

두 회사의 모바일게임은 모두 전작 PC게임을 바탕으로 게이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흥행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소프트맥스는 기본 스토리를 PC게임에 두고 외전 형식으로 개발한 반면 손노리는 원작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손노리마니아’와 ‘소맥(소프트맥스)마니아’간의 설전도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 3월23일 공동 개발 및 퍼블리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첫번째 프로젝트로 ‘노리맥스’로 전략적으로 손을 잡은 손노리와 소프트맥스. 두 회사가 10년이 넘게 계속하고 있는 경쟁과 협력속에 RPG마니아들은 PC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이중배기자(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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