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 하형진 | “깜찍 발랄한 레이싱걸 기대하세요."
레이싱걸 김미희 | “제 캐릭터에 혼을 불어넣어 주세요.”
 
레이싱걸과 게임 개발자의 만남.
렉서스 레이싱걸 김미희(25)씨와 KOG 개발팀장 하형진(33)씨가 만났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뻐요.”
“게임 개발자를 직접 만나서 영광이에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예상을 깨고 죽이 잘 맞았다. 하 팀장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마침 레이싱걸이 등장하는 ‘와일드랠리’였기 때문이다.
처음에 잔뜩 긴장했던 이들 얼굴엔 시간이 지나면서 웃음이 번졌다. 서로에 대한 궁금증도 쏟아졌다.


# 짧지만 특별한 만남

이들의 만남은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프리랜서인 김씨는 빡빡한 스케줄에 쫓겼고, 하 팀장은 대구에서 게임을 개발중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모든 일과가 끝난 저녁, 서울 코엑스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하 팀장은 이 만남을 위해 고속철을 타고 천리길을 달려와야 했다. 김씨도 모든 스케줄을 제쳐두고, 약속 장소로 종종걸음쳐야 했다.

“대구에서 여기까지 오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어요.”
“우리나라 최고의 레이싱걸을 만나는데 고생은 뭘요. 더게임스가 이번 만남을 제의했을 때 누가 갈 것인가 경쟁이 치열했어요. 오히려 제가 영광이에요.”
하 팀장은 짧은 만남이 끝나면 다시 고속철로 대구로 향할 예정이었다.


# 김미희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

하 팀장은 현재 ‘넷마블’에서 오픈 베타서비스중인 ‘와일드랠리’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요즘들어 ‘와일드랠리’에 업데이트 할 ‘레이싱걸 시스템’ 개발에 한창인 그로서는 레이싱걸에 대한 궁금증이 적지 않았다. 마침 김씨는 ‘와일드랠리’에 등장할 레이싱걸 모델중에 한명이었다.

“솔직히 레이싱걸을 실제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일이 힘들지 않나요.”
“일은 재미있어요. 소속팀이 우승이라도 하는 날엔 더욱 그렇고요. 요즘에는 레이싱걸도 전문 직업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 일에 대한 보람도 느껴요. 1만5000명이나 되는 팬 카페도 있다니까요.”

렉서스팀에서 활약중인 김씨는 스무살에 처음 레이싱걸이 됐다. 하지만 당시 레이싱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고민끝에 3년간 활동을 중단했다.
“처음에는 일이 좋고 싫음을 떠나 인식이 문제였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인식이 빨리 바뀌더라고요. 마침 금호타이어가 개최한 레이싱걸 선발대회에 참가했는데 1등을 했어요. 그 때부터 대한민국 최고 레이싱걸이 되겠다는 결심을 굳혔어요.”
그녀는 레이싱걸을 떠올리면 ‘김미희’ 이름 석자가 떠오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게임에서도 ‘1등 레이싱걸’

“저를 더 예쁘게 만들어주시는 거 아시죠.”
김씨는 하 팀장에게 모종의 압력(?)을 넣었다. ‘와일드랠리’에는 그녀를 포함해 6명의 실제 레이싱걸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모션캡쳐며, 음성 더빙이며 모든 작업을 끝내 놓은 상태였다. 게임속의 레이싱걸은 응원도 하고, 소속팀을 홍보하는 등 실제 레이싱걸과 똑같은 활약을 할 예정이다.

“김미희씨는 깜찍하고 발랄한 캐릭터로 구현될 거에요. 실제 만나보니 그런 것 같고요. 레이싱걸이 인기를 모으면 레이싱걸이 직접 자동차 경주를 하는 미니게임도 만들 계획이에요.”
하 팀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레이싱걸을 모델로 채용한 만큼 이들을 게임속에 적극 활용해 최고의 레이싱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 잘 될 거에요. 음성 더빙이나 모션캡쳐를 하면서 무척 재미있게 했거든요. 섹시형, 청순형, 깜찍형 등 각각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개성있게 꾸몄으니까요.”
그녀는 그래서 더욱 욕심이 난다고 했다. “‘와일드랠리’를 찾는 게이머들이 모두 제 캐릭터를 선택하면 좋겠어요. 하 팀장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실거죠….”


# 정상에서 만나요

“사실 부담스럽기도 해요. 김미희씨는 1만5000명에 달하는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잖아요. 혹시 게임에서 제대로 묘사하지 않으면 비판을 받을까 걱정이에요.”
하 팀장은 최고의 레이싱걸이 등장하면서 게임의 인지도가 높아져 좋지만 그 만큼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에요. 대중적인 게임에 제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저도 인지도가 훨씬 높아질 것 같아요. 레이싱걸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요.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 같아요.”
평소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지만 요즘은 틈틈이 ‘와일드랠리’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게임속에서도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레이싱걸 시스템은 6월쯤에 업데이트 될 거에요. 실제 주인공을 만나니 더욱 실감나게 레이싱걸 시스템을 꾸밀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정말 현실 같은 레이싱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최고의 레이싱걸에 걸맞는 게임으로 보답해줄게요.”
그들은 이왕 만남김에 종종 연락하자고 했다. 1등 레이싱걸, 1등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둘은 이미 한배를 탔다고 입을 모았다.

“또 연락 드릴게요. 아직 레이싱걸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기차시간에 쫓기는 하 팀장이 아쉬운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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