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즐기는 쉬운 골프 ‘팡야’
 
올해 들어서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골퍼들의 승전보가 속속 날아들고 있다. 박지은 선수가 LPGA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최경주 선수는 PGA 3대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즈’에서 단독 3위에 올라섰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샷을 날려∼'를 외치며 당장에라도 그린으로 달려가고픈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같은 분위기에 더해 본격적인 골프의 계절로 접어들면서 최근 오픈베타에 돌입한 온라인 골프게임 ‘팡야’가 오픈 20여일만에 무려 40여만명의 회원이 몰려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손노리에서 분가한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팡야’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쉬운 골프를 목적으로 만든 게임이다. 만일 잭 니클로스나 링크스·타이거 우즈 시리즈 등 PC용 골프게임으로 내공을 쌓아온 골프게임 매니아들이라면 다소 맥 빠질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지만, 이처럼 캐주얼한 분위기가 바로 ‘팡야’가 내세우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현재 온라인 서비스 중인 다른 골프 게임과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라운딩을 위한 코스는 이 세상에는 없을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라운딩을 도와주는 캐디들은 모두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 메인 캐릭터는 시원하고 큰 눈과 밝은 미소를 자랑하는 만화적인 캐릭터. 골프가 뭐 하는 게임인지 몰라도 막대기로 공을 구멍에 넣는다는 룰만 알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디 한 번 해볼까’라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귀여움이 뚝뚝 떨어지는 게임
 
‘팡야’는 오픈베타테스트 중임에도 서비스의 안정성이 평균 이상이다. 요구하는 컴퓨터의 사양이 높지도 않고, 전체 모드와 창 모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데다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다. 화면의 프레임 레이트도 별 다른 끊김 없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만화적 스타일을 선택해 캐릭터 표현에 디테일한 면은 다소 부족하지만 큼직큼직하고 시원스런 화면을 만들어낸 것이 요구 사양을 낮추고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 듯 하다.

팡야에서 제공하는 코스는 ‘블루 라군’, ‘블루 워터’, ‘세피아 윈드’ 등 3개. 여기에 ‘윈드 힐’이라는 난코스가 조만간 새로 추가될 예정이다. 지금 당장 플레이할 수 있는 코스는 모두 적당히 쉬우면서도 중간 중간에 함정과도 같은 장애물이 존재해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특히 ‘블루 라군’과 ‘블루 워터’는 섬을 배경으로 한 코스라 자칫 방심하면 공을 물로 날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하늘에 뭉게뭉게 낀 구름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단풍이 멋진 들판에 서 있는 풍차의 날개는 묵직함을 자랑하며 돌아간다. 이런 잔잔한 움직임을 감상하며 함께 라운딩 하는 플레이어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여유는 ‘팡야’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페어웨이 양쪽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생기발랄한 캐디가 따라다니면서 심심함을 보충해 준다. 이 캐디는 눈요기 뿐 아니라 게임플레이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능력 있는 캐디를 게임에 동반시켜야 한다. 또 공을 칠 때마다 따라다니면서 게이머와 함께 기뻐하기도 땅을 치기도 한다. 버디를 하거나 멋진 어프로치 샷이 나오면 캐릭터와 캐디들이 보여주는 세레머니도 귀여움으로 넘친다. 특히 짧은 거리 퍼트에서 캐릭터가 펼치는 화려한 똥폼(?) 자랑은 오히려 퍼트를 한 게이머 자신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한다.
 
# 온라인으로 즐기는 쉬운 골프
 
‘막대기로 공을 구멍에 넣는다’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골프를 이것만큼 간결하게 표현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물론 ‘규정타수’나 ‘OB’ 또는 ‘ 멀리건’과 같은 용어와 룰에 대해 일일이 알지 못해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방을 만들 때 인원수(최대 4명)와 각 타마다 허용된 시간, 코스 등 몇 가지만 정해주면 될 정도로 필요한 옵션이 간단해 상대할 플레이어가 들어오기만 하면 바로 라운딩을 시작할 수 있다.

캐릭터는 남자 또는 여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루키F로 시작하는 캐릭터는 F→D→E 등으로 단계적 성장을 하는데(A까지 올라가면 상위 단계로 레벨 업), 한 라운드에 자신이 거둔 성적에 따라 경험치를 쌓아 레벨업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팡야’의 게임머니에 해당하는 ‘팡 점수’가 올라간다. ‘팡 점수’는 캐디를 고용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레벨업을 하면서 성장하게 되는 캐릭터의 능력치는 파워·컨트롤·정확도·스핀·커브 등 5가지. 레벨이 오르면서 변하기도 하지만 ‘팡’으로 구입하는 다양한 옷과 액세서리로 변화시킬 수 있고, 아이템을 사용함으로써 한시적으로 특정한 능력치를 증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템은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치를 보충할 수 있지만 라운딩 당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개수는 8개로 제한된다.

‘팡야’가 쉽다는 것은 본 게임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마우스와 스페이스바 만으로 별 어려움 없이 라운딩을 할 수 있다. 물론 초보 플레이어 단계를 벗어나면 공에 다양한 스핀을 주거나 카메라 시점을 이리저리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지만 온라인상의 다른 골퍼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클럽 선택은 마우스휠로 할 수 있다. 휠 이동에 따라 각 클럽의 가지는 공의 궤적과 높낮이를 곡선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윙은 전통적인 3 클릭 방식(퍼팅은 2 클릭)인데 초보 레벨 수준에서는 스윙 바가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오히려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는 느낌일 정도다. 이는 초보 플레이어들을 위한 배려라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가면 조절될 것으로 보이는 기능이다.

그린에서의 퍼팅(Putting)은 대부분의 골프 게임들이 그린의 경사(라이 Lie)를 읽는 방법으로 ‘그리드(격자) 시스템’을 채용지만 ‘팡야’는 이 격자 뿐 아니라 격자 중앙에 포인트를 두고 격자의 기울기(그린의 기울기)에 따라 포인트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는가를 표시해 두었다.
 
#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스킬
 
‘팡야’에서 지원하는 게임 방식은 스트로크 개인전과 2명씩 팀을 이루어 승부를 내는 매치 플레이 두 종류다. 별도로 30명의 게이머가 출전하는 ‘싱글 투어’도 마련돼 있다.
라운딩에 동반하는 캐디와 아이템 등은 능력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승부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또 ‘콤보 기능’은 가장 주목해야할 기능 가운데 하나다.

‘콤보’는 샷의 정확도를 완벽하게 맞춤으로써 얻게 되는 콤보게이지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게이지가 풀일 경우 3번의 파워샷을 날릴 수 있다. 정확도가 가미된 장타는 보기에도 시원할 뿐만 아니라 경기의 승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주 강력한 위력을 보여준다. 이 외에 ‘코브라 샷’, ‘토마호크 샷’과 같은 특별 샷도 구사할 수 있다.

18홀 전체에서 항상 ‘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OB가 나서 벌타를 얻기도 하고 벙커나 러프에 빠져 곤란을 겪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바로 ‘페이드샷’이나 ‘훅샷’ 또는 역회전을 거는 등의 다양한 고급샷이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 캐릭터와 코스가 적은 것이 단점
 
그렇지만 ‘팡야’는 이제 막 오픈베타에 돌입한 상태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개선할 점도 많다.

우선 캐릭터가 남성과 여성 2종류에 불과한데다 커스터마이즈 기능이 전무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남자 아니면 여자만을 선택할 수 있을 뿐 똑같은 캐릭터로 플레이 해야 한다. 이것 만으로는 넓은 백사장의 모래만큼 다양한 신세대 게이머들의 기호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일 터. 콧수염을 기를 수도 있게 한다거나 피부색을 까무잡잡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 편집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들이 나름대로 꾸며 차별화 시킬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3개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왠지 비슷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단점이다. 앞으로 다양한 코스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코스마다 개성을 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코스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홀마다의 난이도를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코스에도 18개의 홀이 존재하는 만큼 천국과 지옥을 맛볼 수 있도록 홀별 난이도를 구성한다면 게이머들의 도전의식을 더욱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방식도 개인 스트로크 방식이 전부라 심심하다. 스킨 방식을 약간 변형해 한 홀의 승자가 다른 게이머들의 팡 점수를 싹쓸이하는 등 재미있는 게임 방식을 덧붙이는 작업이 요구된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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