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망가지는 행동 주문땐 민망" 너스레
이은녕 "애교 많고 애드립 뛰어난 타고난 꾼"
 
요즘 게이머들한테는 온게임넷의 ‘생방송 피씨방’이 단연 화제다.
시청자가 MC로 출연한 프로게이머와 직접 게임 대결을 벌이는 보기 힘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현란한 MC와 이를 뒷받침하는 치밀한 작가는 이 프로그램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온게임넷의 간판 프로로 확고히 자리잡은 ‘생방송 피씨방’의 MC와 작가를 만나본다.

# 판이하게 다른 성격
달라도 어쩌면 이리도 다를 수 있을까.
연신 ‘히히’거리면서 싱거운 농담을 던지는 장진수(23)와 들릴 듯 말 듯 속삭이는 이은녕 작가(28)는 스스로도 서로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이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은 방송을 통해 빛을 발한다.

“생방송인 만큼 실수도 간혹 하기 마련이지만 진수는 애교가 많고 애드립이 뛰어나 위기를 그때그때 잘 넘깁니다.”
이 작가는 장MC가 눈치가 빨라 걱정을 안하게 해주는 방송체질이라며 방송을 잘 이끌어줘서 고맙단다. 보면 그냥 즐거운 사람이어서 ‘이런 동생 하나 있었으면’하는 생각도 든단다.
“첫 만남때부터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대본을 만들어주고 실수해도 잘 배려해줍니다.”
장MC는 이 작가가 꼼꼼하고 세심하다며 치켜세운다. 하지만 이 작가는 장진수가 평소에 촐싹(?)대는 점은 조금 자제해 줬으면 한다. 대본 연습할 때 하도 정신없어 진행이 안될 때가 많단다. 장진수도 이 작가가 메일로 대본을 보내는데 수시로 대본을 빠트리고 보낸다며 반격에 나선다.

# 긴장의 연속 ‘생방송’
간판 프로를 맡은 최고의 커플 한테도 생방송은 그리 녹록치 않다.
“첫 방송 때 대본이 눈에 안들어와 아무 말도 못하고 1분 정도를 그냥 넘긴 적이 있습니다. 나경보와 같이 방송을 진행하게 됐는데 이 친구도 역시 첫 방송에 말을 받아주지 못해 무안했었습니다.”
장MC는 우연히 생방송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들어와 겁이 많이 났지만 막상 해보니 나름대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계속 방송을 하고 싶단다.
“생방송이어서 메시지 창을 통해 MC에게 수시로 멘트를 보내줘야 하는데 한타임씩 계속 늦게 전달해 MC를 민망하게 만드는 실수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이 작가도 비록 화면 뒤에 숨어 있지만 늘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 드러나는 강MC의 현란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특유의 애드립도 애드립이지만 이 작가가 치밀하게 계산해 놓은 대본도 한 몫 차지한다. 이 작가는 대본회의 외에도 대본에 MC가 취해야할 구체적인 행동까지 꼼꼼히 메모를 해놓고 생방송중에는 상황에 따라 메시지창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전달한다. 강MC는 이 작가가 대본에도 없는 것, 특히 MC가 망가지는 행동을 자주 시키는데 때론 민망한 적도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다른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해 알릴 수 있어 좋다는 강진수,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첫 프로를 맡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 작가, 이들은 프로다.

# 다르지만 같은 꼴
이 작가와 강MC는 판이한 성격과는 달리 일에 대해 갖고 있는 욕심은 닮았다.
강MC는 연기, 춤, 영어 등 배우고 싶은 게 참 많다고 한다. 이 작가는 강MC가 요즘 운동을 하면서 연신 몸자랑을 한다고 거든다.
이 작가는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게임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 드라마쪽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공통분모도 있다. 둘다 쌍둥이다. 장진수의 형 장진남도 프로게이머이면서 방송을 하고 있고 이 작가의 동생은 편집 디자인 일을 한다. 쌍둥이 형제 자매가 모두 미디어와 관련된 일을 하는 기이한 인연이다.
또 이들은 곧 둘다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화를 맞게된다.
장MC는 내년에 군대에 가게될 것 같다고 한다. 이 작가는 내년이나 후년쯤 결혼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대는 온게임넷 엘투존을 맡은 AD 김동규씨. 10년을 사귀어 온 이들은 둘다 게임을 좋아한다고.
‘스타크래프트’ ‘씰온라인’ ‘리니지2’ 등의 게임을 즐긴다는 이 작가가 끝으로 한마디를 덧붙인다.
“스타 한판 같이 하자고 졸라도 진수가 안들어 줍니다.”
 
생방송 피씨방은
 
‘생방송 피씨방’은 작가 3명 등 총 15~20명의 스태프가 매달리는 온게임넷의 명실상부한 간판 프로그램. 보통 1시간짜리 프로에는 4~5명의 스태프가 붙는다고 한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한시간 동안 방송되는 이 프로에서는 프로게이머가 MC로 출연해 요일마다 게임을 바꿔가며 시청자와 대결을 벌인다.
장진수를 비롯해 프로게이머 강도경, 나경보, 게임자키인 길수현·장영란 등이 매일 번갈아가면서 MC를 맡는데 장진수와 이은녕 작가는 수요일에 호흡을 맞춘다.

1부 ‘방 만들어 주세요’에서는 생방송 중에 그날의 주제가 주어지고 시청자가 주제와 관련된 재치있는 방제목으로 방을 만들면 진행자가 접속해 방장과 함께 게임을 즐긴다. 2부 ‘도전! 초고수’에서는 시청자가 게임 초고수와 게임을 겨루는 코너다.
생방송 PC방에서는 겟앰프드(월) 펑키아쿠아(화) 펀치펀치(수) 엠게임 오락실(목) 팅요(금) 등을 다룬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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