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요괴도 '여의봉'엔 못당한다"
워3리그 최강팀···우승컵 싹쓸이 "차카차카 초코초고초"
 
손오공 프렌즈’는 ‘워크래프트3(이하 워3)’ 리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팀이다. 지난해 8월 ‘손오공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출전을 시작한 이래 모든 ‘워3’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간단히 살펴보면 ‘손오공배 온게임넷 워3 리그’ 이형주 우승(이중헌 준우승), ‘슈마배 온게임넷 워3 프로리그’ 팀 우승, ‘손오공배 MBC게임 워3 프라임리그3’ 박세룡 우승, ‘MBC무비스배 워3 클랜팀배틀3’ 우승 등 굵직한 대회 우승만 꼽아도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손오공배 대회 때는 이형주와 이중헌 선수가 동반 결승에 진출해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석권했다. 슈마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전승으로 우승했다. 손오공배의 경우 종족(휴먼)의 열세를 극복하고 박세룡이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는 등 내용적인 면에서 최고의 게임을 보여주었다. 손오공 프렌즈의 감독이자 팀원인 정인호 선수(24)는 “워크래프트의 종족별 최강자가 모여 최강의 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팀원인 이중헌 선수는 팬카페 회원수 3만명을 자랑한다. 임요환 등 스타리그의 몇몇 A급 선수를 제외하고는 이중헌 선수만큼 팬을 확보하고 있는 선수도 드물다.
지난달 28일 결정된 ‘워크래프트3’ 세계대회 ‘ABIT 콘테스트 2004(이하 ACON4)’ 본선 진출자 16명 중에 ‘손오공 프렌즈’ 선수가 3명(이중헌, 이형주, 박세룡)이나 포함돼 우승 전망 역시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로 구성됐다고 해서 팀이 저절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개인전은 그렇다 쳐도 단체전인 팀리그는 탄탄한 팀웍을 갖추지 못하면 우승이 어렵다. 이에 대해 정인호 선수는 “선수별 자질은 물론이고 손오공 시절 이전부터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 형제보다 더 가깝고 친하기 때문에 팀웍도 최강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팀 리그전에서는 이 경기에서 내가 이겨야 우리 팀이 이긴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이 가진 프로근성은 좋은 성적만큼 남다르다. 오직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낮선 이국땅에서 손오공 선수들과 8개월째 합숙하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요한슨 선수만 봐도 이들의 의지와 목표가 얼마나 굳은지 알 수 있다.
‘손오공 프렌즈’는 최근 다시 긴장의 고삐를 죄었다. ‘워3’ 리그에서 손오공의 아성을 위협하는 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의 기량 또한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만만한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정 선수의 말처럼 최근 팀 리그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고 패자조로 밀린 경험은 ‘손오공 프렌즈’에게 쓰디쓴 약이 됐다.

하지만 손오공 선수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개인이나 팀 우승이 아니다. 손오공과 자웅을 겨룰 강력한 팀들이 더 많이 나와 전체적으로 ‘워크래프트3’ 리그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구름 타고 하늘을 휘젓고 다니는 손오공처럼 지금 ‘손오공 프렌즈’에게는 워3 리그를 활기차게 만들어 줄 손오공과 저팔계 같은 상대가 절실하다.

나도 한마디
정인호(23) -안일하게 생활하는 선수가 없다. 그래서 특별한 규율도 정해놓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가 스스로 알아서 연습하고 개인 생활도 조절해나간다. 마치 한 선수처럼 호흡이 잘 맞는 것이 손오공 프렌즈다.

이중헌(21) -지난해 세계대회 때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는다. 하지만 성적이나 결과보다는 항상 내실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마음먹는다. 우승 보다는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

프레드릭 요한슨(19)- 얼마 전에도 스웨덴에 갖다왔다. 비자 문제 때문에 고향에 자주 갖다오기 때문에 외롭거나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형주(19)- 세계 대회에 나가려면 먼저 국내 예선을 거쳐야 하는데 국내 예선이 세계대회 본선보다 더 어렵다. 이번에 꼭 통과해서 국가 대표로 출전해 우승까지 거두고 싶다. 연습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기에 종족별 강자들과 자주 만나 연습경기를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박세룡(18) -무엇보다 프라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게임이 안풀린다 싶으면 금방 위축되는 것이 나의 단점이지만 기회다 싶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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