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그라운드 환호성 눈에 삼삼"
 
MBC게임 스타리그의 간판 캐스터 김철민(34)이 돌아왔다. 위를 3분2씩이나 도려내는 대 수술을 받았지만 쌩쌩했던 옛 모습 그대로다. “마치 잠깐 동안의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를 맞은 느낌입니다. 새 학기의 설레임과 걱정이 교차하는….” 그의 짧은 방송 복귀 소감이다.

지난 2월 코엑스몰 MBC게임 스튜디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팬들과 이별의 악수를 나눈 지 꼭 한달반 만이다. 그동안 MBC게임 홈페이지에는 걱정과 격려의 글이 이어졌고 병원과 집에는 위문품이 끊이지 않았다.
한때는 ‘김철민’ 이라는 이름이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4위까지 오를 정도였다. “놀라웠어요. 눈물이 날 정도였죠. 내가 아픈걸 알기나 할까, 그냥 아는 사람만 알겠지 했는데 이렇게 많이 걱정해주고 관심 가져주고 격려를 보내 줄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최연성과 이윤열이 맞붙은 센게임배 스타리그 결승전.
경기에 앞서 돌아온 캐스터 김철민을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장충체육관을 가득메운 스타리그 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결승전의 주인공 프로게이머에 대한 환호성이 아닌 캐스터 김철민에 대한 환호였다. 짧은 순간 그의 눈에 물기가 어렸고 감정을 자제한 음성으로 그는 환호성에 답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 곧바로 변함없이 힘찬 캐스터 김철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짧은 공백 기간은 그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줬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주위 사람에 대한 감사의 마음, 그리고 게임 캐스터의 책임, 나아가 e스포츠와 게임산업 발전에 대한 사명감까지.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는 표현처럼 이미 그는 카메라 앞에 있어야 마음이 편한 방송쟁이였다.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많은 분에게 건강하게 돌아온 제 모습을 빨리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수술 전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나왔을 때 기다려준 팬들 앞에서 말했습니다. 꼭 돌아오겠다고. 그리고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늘 현장에서 스타리그 팬과 함께 하는 캐스터, 게임을 잘하는 캐스터, 매끄럽기보다는 신선한 느낌의 캐스터로 알려진 그에게 이미지가 하나 더 추가됐다.

“지난 4년간 거칠지만 개성있는 신선한 이미지의 캐스터 김철민을 보여드렸다면 이제는 그 신선함에 깊은 맛까지 가미한 김철민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방송진행으로 제게 보여준 사랑과 격려에 보답하겠습니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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