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서지수' 벼르는 '얼짱' 프로게이머
 
“목표는 서지수예요. 열심히 연습해서 가을쯤에 제 실력을 보여주겠어요. 그때는 프로게이머라고 불러주세요.”

온게임넷의 간판 프로그램 ‘CU@배틀넷’의 안방마님 염선희(22)가 최고의 여성 프로게이머 서지수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주종족은 테란. 아이디는 ‘One[Name]’이다. 그녀가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 담당 PD가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렇지만 프로게이머들이 인정한 염선희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아는 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는 그녀의 현란한 손놀림도 예사롭지 않다. 피아노를 전공했으니 오죽할까.

그런 그녀가 ‘타도 서지수’를 외치며 벌써 2개월째 하루 18시간씩 연습에 몰두하는 강행군을 해오고 있다. 주 연습상대는 방송을 하면서 친분을 쌓아온 아마추어 고수들과 각 프로게임단 연습생들. 모두가 남자다. “지금은 실력면에서 지수에게 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 연습상대도 지수랑 똑같아요.” 그녀가 프로게이머로서의 성공을 장담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많다. 방송과 프로게이머 ‘2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나섰으니 그럴만도 하다.
“연습생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저도 점점 올빼미가 돼가요.그들과 라이프싸이클을 맞춰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피부가 점점 안좋아져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여자로서의 생명인 얼굴이 상하는 것. 올빼미 생활이 2달째로 접어들면서 얼굴에 뭐가 돋아나기도 한다. 프로게이머 겸업을 선언하면서 내심 ‘얼짱’ 타이틀도 노리고 있는 터라 신경이 쓰인다.

방송은 지금 맡고 있는 ‘CU@배틀넷’에만 집중키로 하고 다른 프로그램 제안은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도 연습에 치중하다 보니 얼굴이 거칠해지기라도 하면 담당PD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프로게이머로 변신하겠다는 그녀의 의지는 연습에 투자하고 있는 시간이 보여주는 것 만큼이나 확고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자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거의 없다는 점. 최근 끝난 iTV 여성 대회와 ‘더게임스 창간기념 인텔 베스트커플전’이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대회의 전부였다. 그래서 그녀는 소속사인 온게임넷 담당PD에게 매일 “여자 대회 좀 만들어줘요∼”라며 보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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