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크'와 함께 FPS 양대산맥
 
‘언리얼 토너먼트’는 id소프트의 ‘퀘이크’와 함께 FPS 게임의 양대 산맥을 이뤄온 인기 시리즈다.
무엇보다 ‘언리얼 토너먼트’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광원효과와 3D 게임엔진으로 첫 작품부터 ‘퀘이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근 발매된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4번째 시리즈다.
전작인 ‘언리얼 토너먼트 2003’과 비교해 시스템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모드와 탈 것이 추가돼 한층 게임의 재미가 더해졌다.

이 게임은 ‘언리얼’ 시리즈가 가장 자신있게 선보인 화려한 그래픽의 묘미를 그대로 담고 있다. 가장 정교한 게임엔진으로 꼽히는 ‘언리얼2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광원효과는 이미 화려하기로 정평이 나있으며, 로켓발사기의 차가우면서 매끈한 재질감 역시 그대로 표현했을 정도다.

유탄에 맞아 걸레처럼 날아가는 시체나 플라즈마 빔에 맞아 뼈만 남는 약간의 엽기적인 장면까지도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탈 것과 모드의 추가다.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총 13가지의 모드를 지원한다. 그중에서 기존의 모드에 추가된 어설트, 온 슬롯 모드가 눈에 띄는데 어설트 모드는 자신의 기지를 방어하는 동시에 상대의 기지를 공격하는 게임방식으로 건조한 외계의 사막지대를 질주하는 열차에서부터 스카의 모선까지 다양한 배경에서 게임이 펼쳐진다. 맵도 95가지가 추가됐다.
‘트라이브스’나 ‘헤일로’ 등의 게임에서 맛봤던 탈 것의 등장은 게임의 액션성을 한층 배가했다는 평이다.

개발사 : 에픽메가게임즈
배급사 : 손오공
장르 : 1인칭 슈팅
플랫폼 : PC, 콘솔
 
만년 2인자. 정상에 오를까
 
윤주홍 게임메카 기자 rough4719@gamemeca.com

세상에는 두 부류의 게임이 있다. 시장을 개척하는 게임과 개척된 시장의 흐름을 타고 가는 게임. 1인칭 액션게임(이하 FPS)의 시장을 개척한 게임이 아이디소프트가 제작한 ‘둠’과 ‘퀘이크’라면 에픽메가게임즈가 제작한 ‘언리얼’ 시리즈는 그 흐름을 타고 시장을 확장시킨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언리얼 시리즈’가 항상 2인자로 불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퀘이크가 쌓아놓은 아성도 있겠지만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듯한 게임스타일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언리얼’에서 최초로 시도된 개념도 많고 엔진 역시 가장 범용적으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신격화된 아이디소프트의 아성을 넘는다는 건 아마 게임의 역사가 끝날 때까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언리얼 토너먼트 2004’ 역시 앞서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길을 택한 작품이다. FPS게임 최고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대규모 전투를 비롯 온갖 탈 것을 이용한 액션까지 가장 맛있는 음식만을 골라 버무려놓은 듯한 재미는 전편에서 줬던 실망감을 200% 이상 상회하고도 남는다.

특히 ‘언리얼 토너먼트 2004’를 대표하는 10가지 게임모드 중 살상모드로 구분된 게임스타일은 전작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마치 ‘트라이브스’나 ‘헤일로’를 보는 듯 드넓은 필드에서 탈 것을 이용해 펼치는 액션은 생각보다 훨씬 격렬하고 스피디하다. ‘배틀필드 1942’처럼 대규모 필드에서 벌어지는 전투가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언리얼 토너먼트 2004’의 경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요충지가 절묘하게 배치돼 한숨을 돌릴 겨를조차 없다. 균형 잡힌 전투의 가장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액션게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음성채팅 역시 매끄럽게 지원한다. 빠르고 친숙하며 파괴력 있는 액션게임,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전편에서 겪었던 고통을 잊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와 ‘환골탈태’라는 사자성어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주고 있다.

평점 :8.2
그래픽: 9
사운드: 8
완성도: 8
흥행성: 8
조작감: 8
 
뼈아픈 반성에 박수를
 
이광섭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기자 dio@gamerz.co.kr

과거 ‘퀘이크’ ‘하프라이프’ 혹은 ‘언리얼’이라는 이름은 곧 ‘재미있는 FPS'라는 의미로 이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큰 재미를 가져다준 이름들이었고, FPS라는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완성도 높은 게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FPS라는 장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 중의 하나로 급부상했고,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작품들의 전체적인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더 이상 과거의 이름값에 안주하다가는 새로운 신진 세력에게 자리를 내주기 십상인, 극히 경쟁적인 장르가 되었다. 작년에 발매되었던 이 작품의 전작 ‘언리얼 토너먼트 2003’이 그런 모습을 보였던 좋은 예(?)라 할 수 있는데, 분명 꽤 높은 완성도로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레이 FPS의 짜릿함을 만방에 알렸던 ‘언리얼 토너먼트’에서 크게 나아진 점이 없어, 다른 뛰어난 작품들에게 밀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최신작인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조금 달라졌다. 전작의 뼈아픈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작품 전반에서 묻어나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발매된 정식 ‘언리얼 토너먼트’ 시리즈의 집대성이라는 성격이 강하며, 시리즈의 각종 게임 모드를 대부분 지원하여 그 어떤 멀티플레이 FPS보다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이 되었다. 물론 전작의 장점들을 모아놓았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첫 느낌은 ‘언리얼 토너먼트 2003’과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 플레이할수록 점점 더 2003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 비록 기존에 있던 모드를 플레이하더라도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고 느껴지는 부분, 어쩌면 이미 ‘트라이브스’시리즈라는 또 다른 멀티플레이 FPS와 비슷하다 할 수 있는 ‘온슬롯’ 모드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등은 게임플레이 자체의 깊이에 대한 수없는 고심이 없었다면 느낄 수 없었을 이번 작품만의 즐거움일 것이다. 언리얼 2 엔진을 사용한 그래픽의 향상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평점 :8.6
그래픽 9/10
사운드 8/10
게임성 9/10
흥행성 9/10
조작감 8/10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더니
 
김성진 PC파워진기자 hanrang@pcpowerzine.com

에픽메가게임즈의 ‘언리얼’은 FPS의 한 축을 담당하는 훌륭한 게임이었다.
국내 FPS 게임계는 id소프트의 ‘퀘이크’가 평정했지만 해외 언론들은 대부분 ‘언리얼’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이었다. 두 게임 모두 걸어온 길이 비슷하고 게임의 플레이 방식과 인지도도 같아, 영원한 라이벌의 관계를 유지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FPS 유저들은 id소프트의 ‘둠 3’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언리얼’이 지녔던 광채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이처럼 에픽게임즈의 어려움, 혹은 나태함이 드러나는 게임이다. 에픽메가게임즈의 주인장인 마크 레인은 자신이 개발한 게임엔진 판매에만 몰두하며 차기작에 대한 뚜렷한 비전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다,
결국 이번 타이틀도 전작에 살만 붙이는 수준에서 마무리를 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한 부자가 3년은 가듯이 ‘언리얼 토너먼트 2004’도 훌륭한 게임성을 발휘한다.

멀티플레이 전용으로 개발된 게임이지만 스토리를 엮어 넣어 싱글플레이도 즐길 수 있으며 여기서 단련된 유저의 실력은 전세계 게이머들과의 대결에서 빛을 발한다. 최신 FPS 게임답게 컴퓨터 사양이 무척 높아야 하고 그래픽 카드도 최소한 지포스 FX 5600 이상은 넘어야 보통 수준의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장장 6장에 달하는 CD를 집어넣었다 뺐다하면서 30분에 달하는 인스톨시간을 참아내는 것도 버겁지만 그 촌스럽고 평범한 한글폰트는 이성의 끈을 끊어 버린다.

게임을 실제 플레이하기도 전에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절벽처럼 기대감을 깎아 내리는 한글화는 분노 그 자체다. 도대체 누가 어디서 이런 폰트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는지 모르지만 지하에 누워계신 세종대왕님께서 벌떡 일어나 라이트닝 건이라도 쏘실까봐 두렵다. 게임의 분위기를 망치는 한글화는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며 FPS 게임은 굳이 한글화가 필요없는 장르이기도 하다. 결국 게임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언리얼 토너먼트 2004’는 매우 아쉬운 게임이 되고 만 것이다.

평점 :6.6
그래픽: 8
사운드: 5
완성도: 7
흥행성: 5
조작감: 8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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