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프롭기 민항기등 장르 다양
 
화사한 봄. 배낭 하나 달랑 매고 어디론가 무작정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만일 당장 떠날만한 여유가 없다면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푸른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 다니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더구나 비행 시뮬은 비교적 신작이 자주 나오지 않는 분야인데 최근 들어 신작과 주요 패치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입맛에 따라 골라서 해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비시로 통하는 비행시뮬레이션(이하 비시)은 크게 민항 비시와 전투 비시로 나뉜다. 또 사실성, 아니면 게임성에 중점을 두었냐에 따라 하드코어와 소프트코어 장르로 나뉘기도 한다.
 정통 비시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비행에 관해 많은 공부와 연습이 필요할 정도로 까다롭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캐주얼 게임들은 특별한 준비 없이도 즐길 수 있다.
 이때문에 정통 비시게임은 마니아들이 주류를 이루는 반면 캐주얼 비행게임은 여성과 청소년 등 연련층이 다양하다.
 전투비행 시뮬레이션의 최고봉을 꼽으라면 단연 최신예 전투기인 F16을 모델로 한 ‘팰콘 4.0’과 2차대전때의 프로펠라기를 모델로 한 ‘IL-2슈트로모빅 포가튼 배틀’을 들 수 있다.

# 전투 비시 최고봉 ‘팰콘’
‘팰콘4.0’은 우리나라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들의 교육훈련에 사용하고 이 게임을 이용한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뛰어난 사실성을 자랑한다. 이 게임은 실제 비행기에 가깝게 구현된 만큼 단순히 조정 키 몇개만 외운다고 즐길 수 없다. 항공역학은 물론이고 전술비행, 무기운영, 레이더, 편대비행, 항법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어느정도 갖춰야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가리갈매기(www.f16.pe.kr)’, ‘VAFA(www.vafa-kr.com/)’, ‘3166VFS(www.3166vfs.org)’ 등의 가상비행대대(VFS)에서 훈련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다. 또 이곳의 동호인들과 함께 인터넷을 이용해 펼치는 멀티비행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팰콘’은 ‘카운터스트라이크’의 모드(MOD)처럼 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개발, 배포하는 수퍼팩(SP)이란 확장판이 있는데 최근 SP3 이어 나온 SP4가 멀티비행시 랙 현상을 줄였고 비행 모델도 더욱 개선시켰다는 점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리갈매기’ ‘VAFA’ 등에서는 이미 이를 공식 패치로 채택했다.

# 그래픽이 압권인 ‘락온’
‘팰콘’의 또 다른 미덕은 비교적 낮은 사양에서도 쉽게 게임을 돌릴 수 있다는 점. 대신 최신 게임에 비해 그래픽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사실성보다 그래픽을 중시하는 게이머라면 러시아 이글다이나믹스가 개발, 최근 출시한 ‘락온:모던에어컴뱃’으로 눈을 돌릴만 하다. 흑해를 배경으로 한 이게임은 18만개가 넘는 건물, 5000만개 이상의 나무, 1700개의 도시, 18개의 비행장, 8개의 해군기지 등 사실적인 지형지물을 배경으로 실사에 버금가는 그래픽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래픽이 뛰어난 만큼 웬만한 고사양 PC가 아니고서는 돌리기 어렵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VAFA가 제시하는 권장 사양이 AMD 옵테론 240에 램 2048MB, 라데온 9800프로의 윗버전인 R400칩 탑재 그래픽 카드다. 또 하드코어 마니아들은 ‘락온’이 현란한 그래픽에 비해 비행 모델의 구현은 다소 떨어진다고 평한다.

# 짜릿한 손맛 ‘포가튼 배틀’
짜릿한 손맛과 현란한 기동, 낭만을 추구하는 게이머에게는 제트기보다 프로펠라기가 적격이다. 제트기가 ‘팰콘’이라면 프로펠라기는 단연 ‘IL-2 슈트르모빅 포가튼 배틀’이다. 세계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기체의 특성을 살려냈다는 평을 받는 이 게임은 특히 이착륙시의 기체반응이 마치 게이머가 실제 비행기에 탄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이 게임 역시 ‘팰콘’과 마찬가지로 너무 사실적이어서 초보자들이 다루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초보자용으로 권할만한 프롭 비시로는 천리안, 유니텔에서 무료로 서비스하는 ‘에어어택’을 들 수 있는데 동호회 통합 홈페이지(myhome.hanafos.com/~airattack)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차대전을 배경으로 프롭 전투기를 타고 가상공간에서 전투를 벌이는 이 게임은 미국 VR-1이 개발했고 사실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요구사양이 낮고 비교적 다루기 쉬운 것이 장점이다.

# ‘FS2004’는 실사 수준 경관이 일품
전투 비시는 다양한 게임이 자웅을 겨루는 반면 민항 비시는 ‘프라이트시뮬레이터’가 천하를 통일 한 상황. 과거 경쟁을 벌였던 터미널리어리티의 ‘플라이!’와 루킹글래스의 ‘플라이트언리미니트’ 등은 이미 마니아들의 뇌리에서 잊혀진지 오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류의 엔진 비행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말 출시한 ‘플라이트시뮬레이터 2004(FS2004)’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비행장의 수가 2만2000개에서 2만4000로 늘어 났고 비행기도 15종에서 24종으로 많아져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라이트 플라이어’에서부터 경비행기 ‘세스나’, 대형 보잉 제트여객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행기를 다뤄볼 수 있다.
여기에 마니아들과 전문 업체에서 쏟아내는 각종 비행기 패치와 시너리 등을 포함하면 거의 지구상의 모든 비행기로 전세계모든 비행장을 가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행하면서 실사 수준으로 구현된 주변경관을 내려다보는 맛도 일품이다. 게다가 기상상태도 세밀하게 표현됐다. 비행기가 공중으로 치솟으면 창문에 비나 눈이 튀기도 한다. 날씨가 맑을 때는 눈이 부실 정도로 햇빛이 비친다.
하늘에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리거나 깜짝 놀랄 만큼 크게 울리기도 한다. 특히 15분마다 젭슨(Jeppeson) 비행 정보 서비스를 통해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날씨 옵션은 사실성을 더해준다.
무엇보다 FS를 빛내주는 것은 혼자서도 쉽사리 비행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튜토리얼 기능이다. 특히 실제 비행 강사인 존과 마사 킹의 입문 비디오는 완전 초보자에게는 큰 위안이다. 또 FS 역시 ‘데낙(www.denaks.com)’, ‘렛츠플라이(www.letsfly.pe.kr)’와 같은 다양한 동호회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 스트레스 해소엔 캐주얼 게임
머리 아픈 것은 딱 질색이다. 그냥 한번 날아보고 싶다는 게이머에게는 캐주얼 비행 게임이 적격이다. 시뮬레이션이라고 이름 붙이기는 좀 무리가 있지만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풀 3D게임인 ‘골드윙’은 비행하는 분위기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제격이다.
1·2차 세계 대전과 현대 전투에서 활약했거나 현존하는 전투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게임은 호감이 가는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정신없이 도그파이트에 빠지다보면 의외로 실제 날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성장 개념이 도입돼 플레이어는 훈련병에서 루키, 파이터, 에이스 등으로 성장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특성이 다른 비행기를 구입할 수 있다.
또 아슬아슬한 승부를 즐기는 대전모드는 물론 다른 이용자와의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게 해주는 퀘스트 모드도 제공된다. 조이스틱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
게임어스는 현재 MMOFS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Flight Simulation Game)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빨간마후라’의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현존 비행기를 모델로 3D작업을 해 실사 전투기와 폭격기가 등장하는 등 사실적인 분위기가 강조됐다. 이 게임은 조이스틱을 지원하고 음성 채팅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황도연기자(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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