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개발자 "결점 하나라도 있으면 끝까지 보완"
 
지난 25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유저들에게 아주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셰인다비리를 찾아라’라는 명칭의 퀘스트 행사다.
서울 강남의 모 음식점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WOW’ 수석 개발자 셰인다비리(Shane Dabiri)씨가 참석, 100여명의 ‘WOW’ 베타테스터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눴다. 셰인다비리씨는 게임 내에서 가끔 유저들이 머리에 이고 다니던 박스에 담겨있는 바로 그 얼굴의 주인공이다.

이날 행사는 새로운 지역소개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과 셰인다비리씨와 유저들의 파티플레이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예기치 못한 서버 다운으로 새로운 지역소개 시간이 짧아지고, 대신 ‘WOW’ 개발 컨셉과 주요 시스템에 대한 개발 진행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분위기는 유저들의 열정으로 뜨거웠다.

‘WOW’의 게임 시스템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피로도 시스템’과 ‘PVP 시스템’이었다. 당연히 셰인다비리씨의 설명도 이에 집중됐다. 그는 우선 ‘유저들의 레벨업 속도를 늦추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피로도 시트템’에 대해 “장기간 플레이하는 유저와 단시간 플레이하는 유저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는 게임을 단순히 레벨업을 위한 노가다가 아니라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에 따른 것이며 언제든지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PVP 시스템은 2차 서버 오픈 이후 제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인스턴스 지역인 배틀필드에서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양 진영간 대규모 PvP가 벌어질 예정이다.
배틀필드 내에서의 PvP는 양 진영이 서로의 마을 및 건물을 공격하고 NPC들도 전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것이다.‘WOW’는 같은 모태가 된 ‘워크래프트’의 스토리에 따라 진영의 종족간에는 ‘결투’만이 가능하고 PVP는 다른 진영에 속한 플레이어간에만 가능토록 설정해 놓고 있다.
 
인터뷰 - 셰인다비리 " 한국게이머 열정 정말 뜨거웠다.
 
“‘호드’와 ‘얼라이언스’를 휘장을 차별화해 구분하자는 제안을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는 블리자드 내부에서도 논의 중인 내용이예요. 그만큼 한국 게이머들이 열정적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내 유저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은 셰인다비리씨는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에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그는 “블리자드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언제라도 유저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저들가 가장 궁금해 하고 있는 ‘피로도 시스템’과 관련해 “도입 이유를 설명하자 상당부분 수용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해졌다”며 자신도 피로도 시스템의 문제를 잘 알고 걱정해 왔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피로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우선은 피로도 단계별로 회복시간에 차별화를 두는 등 유저들이 바라는 대로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과 관련해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는 ‘콘트롤’ 이야기를 꺼냈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콘트롤 하는 방식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3D 게임에서는 마우스 만으로 완벽한 콘트롤을 할 수 없어 선택한 것인데, 그래도 원하는 유저들이 많으면 변화를 고려할 것입니다.” 그는 3D 게임의 경우는 좌표 때문에 마우스 클릭만으로 이동하는 것은 완전치 못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돌아가는 대로 관련 팀과 상의해 변경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픈베타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도 알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다른 회사 가운데는 오픈 날자를 정해 놓고 이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블리자드는 게임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 테스트를 못해본 부분이 너무 많아요”라며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엄살이 지금의 ‘WOW’를 만들었고 ‘WOW’를 더욱 재미있고 깊이있는 게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