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광 '광속질주'
 
“게임 때문에 스트레스 쌓인다고, 난 달리며 푼다”

레이싱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리니지’ ‘뮤’로 대변되는 롤플레잉게임(RPG) 시장이 포화되면서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레이싱 장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피망, 넷마블, 게임나라, 엠게임, 넥슨 등 내로라하는 포털에는 이미 1∼2종의 레이싱 게임이 기대작으로 자리잡고 있다.

레이싱 게임은 다른 장르보다 유난히 개발이 어렵다. 정통 레이싱 게임들은 게임 내부의 그래픽에서부터 물리 엔진을 이용해 표현하는 조작감과 충돌의 느낌 등 복잡한 게임구조 때문에 국내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웠던 분야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레이싱 게임하면 ‘그란투리스모’ ‘니드포스피드’ 등 외산 게임만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생각도 이젠 옛날 얘기다. 최근 외산 게임에 견주어도 큰 손색이 없는 국산 정통 레이싱 게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온라인을 통해 수백명이 동시에 레이스를 즐기는가 하면 매일 출근길이나 등하교길에서 만나던 서울 도심의 도로를 질주하는 매력까지 가미되면서 온라인 게이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통레이싱 뿐만 아니라 전투모드를 결합한 게임에서부터 자동차가 아닌 캐릭터로 경주를 펼치는 레이싱까지 유저들의 입맛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게임 종류와 수도 모두 늘어났다. 무엇보다 레이싱 게임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과 달리 게임 플레이 시간도 적고 중독성도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이다.


#서울 도심을 질주한다
최근 출시된 국산 레이싱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우리 도심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매일같이 막히는 도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이라면 상상만으로도 답답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일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레이싱 게임인 ‘시티레이서(www.ctracer.net)’는 기존 레이싱게임과 달리 수십~수백명이 하나의 지도 안에서 경주를 벌일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인 커뮤니티 기능과 레이싱의 장점을 결합시킨 것이 ‘시티레이서’의 매력이다. 시간에 맞춰 한번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차량을 몰고 같은 도착지를 향하는 대규모 경쟁은 다른 레이싱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묘미다. 서울의 광화문과 종로, 동대문 일대와 강남 테헤란로, 압구정동 등 실제 거리를 만날 수 있는 것도 레이싱족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게임나라(www.gamenara.com)가 서비스하는 ‘아크로레이스’도 서울의 광화문, 연세대, 남산터널 부근과 부산 태종대를 실제 게임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아반떼, 엑센트, 매그너스, 티코, 아토스 등 국산 차량을 자신의 취향과 트랙 및 날씨에 맞게 튜닝할 수 었어 현실감 넘치는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브레이크, 머플러, 타이어 휠, 핸들 등 실제 부품을 다름없는 장치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멋진 레이싱카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레이싱 마니아의 경지에 올라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정통 레이싱 게임에 도전한다
‘온라인 레이싱 게임의 새로운 기준’이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내걸고 등장한 피망(www.pmang.com)의 ‘팀 레볼루션’은 외산 정통레이싱 게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창원 국제 모터레이싱 경기장, 남산 순환도로, 자유로, 북악 스카이웨이 등의 맵을 콘솔 게임에 버금가는 현실 수준의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심지어 전화박스 조차 실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레이싱 게임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픽과 물리 엔진 모두 해외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히려 온라인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어 부분 온라인 기능 만을 지원하는 콘솔게임 보다 더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호평받고 있다. 국산 온라인 게임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드리프트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레이싱 마니아들이라면 꼭 한번 도전해볼 만한 온라인 게임으로 꼽을 수 있다.

넷마블(www.netmarble.net)의 ‘와일드 랠리’는 최근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오프로드 레이싱을 소재로 하고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도시의 거리가 아닌 극지나 사막을 배경으로 엎어지고 뒤집어지면서 내달리는 재미가 일품이다.


#여성들도 즐길 수 있는 레이싱 게임
레이싱 게임은 흔히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도 그럴것이 스피드한 게임진행과 까다로운 조작법은 게임 초보자들의 접근을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편견도 최근 출시된 레이싱 게임 앞에선 쉽게 무너지고 만다.

3차원 그래픽과 물리 법칙이 적용된 사실적인 레이싱 게임과 달리,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서로 견제하며 한판 레이싱 대결을 벌이는 초보자 대상 게임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닌텐도의 명작 ‘마리오 카트’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 캐쥬얼 레이싱 게임은 대체로 4~8명이 동시에 경주를 하면서 아이템을 이용해 가속을 하거나 앞서 가는 차를 공격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적인 게임이 넷마블의 ‘카툰레이서 플러스’. 발랄한 개발사 손노리 특유의 엽기성이 잘 표현된 이 게임은 자동차로 단순히 레이싱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축구와 전투까지 펼칠 수 있다. 자동차를 몰고 축구장에 들어가 공을 드리블 하고 슛을 넣을 수도 있다. 또 자동차에 이모티콘 기능을 도입해 레이싱 도중 공격을 받으면 화난 표정을 연출할 수도 있고 1등을 차지하면 기쁨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엠게임(www.mgame.com)의 ‘레이싱 파이터’와 소프트맥스(www.4leaf.com)의 ‘드림체이서’는 3차원 그래픽이지만 카툰 렌더링 기법으로 귀엽게 표현돼 여성들도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피망닷컴에서 서비스하는 ‘붐붐차차’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과 요새를 두고 전투를 벌이는 개념을 도입, 머리 쓰는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이밖에 최근 넥슨(www.nexon.com)이 선보인 ‘뿌까퍼니레이스’와 ‘크레이지 레이싱:카트 라이더’도 귀여운 캐릭터와 아이템을 이용하며 레이싱을 펼치는 게임으로 여성들이나 어린아이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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