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계층 1600여 학생 게임교육의 거대한 동아리
 
서울디지털대 게임학과의 강점은 다양하고 많은 학생 수에서 나온다.
1600여명의 재학생은 10대부터 70대까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부터 대기업 간부와 중견기업 사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MT를 가면 24개 그룹으로 나눠 클럽 대항전을 벌인다. 같은 나이의 학생끼리 1개 클럽을 형성한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어우러져 함께 게임을 공부하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게임 커뮤니티의 장을 열어가는 곳이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게임학과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학부생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게임 교육기관이다. 지난 2001년 설립돼 만 4년이 채 안됐지만 게임학과 인원은 1600여명에 이른다. 실습 중심의 스튜디오 과목 운영, 오프라인 교육 실시, 각 분야별 현장 파악, 기술이 사고 중심의 교육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정동배 학부장은 “학과 경쟁률과 인원수는 학과 인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수치”라며 “지난해부터 모집 인원을 대폭 늘렸지만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학생이 원하는 과목 위주로 커리큘럼 구성
1600여명의 재학생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게임학과에는 엔씨소프트, 넥슨, CCR 등 잘 알려진 게임사 임직원과 의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 게임을 좋아하는 일반 기업 사원까지 고루 재학생으로 등록돼 있다. 정 교수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이외에도 유명 인사들이 여럿된다”고 귀뜸한 후 “이들이 어울려 만들어낸 커뮤니티에서 각종 정보교류와 소개, 취업까지 이뤄지면서 학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이 원하는 주제와 관심을 갖는 과목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는 점도 이곳을 찾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학생 층이 다양하다 보니 원하는 과목은 많을 수밖에 없다. 18명 교수진에 50개 이상의 개설과목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팀을 이뤄 공동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스튜디오’, ‘워크샵’, ‘게임프로젝트’ 등 과목은 이 학교의 인기와 경쟁력을 높여주는 핵심 요소다. 이 역시 학생과 교수, 학생과 학생의 토론 과정에서 나와 결국 강의 과목으로 만들어진, 학생이 원해 만들어진 과목의 대표 사례다.


# 팀 단위 과제 해결 속에서 자연스런 커뮤니티 형성
필수 과목인 ‘소프트웨어의 이해’는 흔히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이론 과목이 아니다. 광의 개념의 소프트웨어로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넓히는 과목이 다. 이 역시 학생들의 제안해 의해 채택됐고 현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규모 또는 대규모로 진행되는 공동과제 해결과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팀 모임, 학년 모임, 그리고 전체MT 등을 통해 게임학과는 산·학·연이 자연스럽게 연계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여러 학생들이 공동과제 해결과 모임, 메신저 등을 이용해 서로 필요한 점을 해결하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도 하고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기도 한다.

마치 거대한 대형 게임 교육 커뮤니티를 연상케 만드는 서울디지털대학교 게임학과는 이미 국내 게임키즈 양성의 산실 역할을 맡고 있으며 게임키즈 양성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워크샵, 프로젝트까지
 
 ‘스튜디오’와 ‘워크샵’, ‘게임프로젝트’는 개별 과목이면서 연계성을 지닌 과목이다. 타 게임학과에선 찾기 어려운 서울디지털대 게임학과만의 고유 체험 실습 프로그램이자 전공필수 과목이다.

스튜디오는 3학년 1, 2학기 때 단순한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는 내용이다. 만든 게임을 보강하는 것으로 4학년 때 게임프로젝트로 이어갈 수 있다. 워크샵은 게임산업 현장에 몸담고 있는 강사와 함께 특정게임의 개발 전 과정을 따라해보는 과목이다. 이는 스튜디오와 프로젝트 과목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받쳐주고 전반적인 개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기 위한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좀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볼 계획이라면 스튜디오와 워크샵, 프로젝트 과목까지 묶어 4학년 때까지 1∼2년간 이어서 할 수 있다.

체험 실습 과목은 팀 체제로 진행된다. 과제 역시 팀별로 주어져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이론 및 현장 실습 이외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다.
 
<인터뷰>정동배 학부장
 
-서울디지털대학교 게임학과의 특징은
▲학생층이 다양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실습 위주의 다양한 커리큘럼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게임 교육에서 강조돼야 할 점은
▲게임을 기획·개발하는데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지만 무조건 재미와 흥미를 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한 선과 필요한 기준을 유지하면서 기획·개발을 생각해야 한다.

-게임에 무슨 교육이 필요하냐는 의견도 있는데
▲‘게임이 흥하면 나라가 망하고 게임이 망하면 산업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찌르고 벗기는 게임에서 무슨 교육이 필요하냐고 반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게임교육이 필요없다는 말은 기술교육이 필요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게임교육의 바탕에는 게임이 최소한 사회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 논리가 깔려 있다.

-게임키즈를 위해
▲게임산업은 앞으로 크게 확대될 산업이다.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주위에서 대박을 터트리는 게임을 보며 성급해하는 학생들이 많다. 너도나도 덩달아 조급함을 드러낸다. 교육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서서히 스며드는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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