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세계화 징검다리 놓는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지난 13일 창단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SKT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의 단장을 맡은 서영철상무는 아직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기성세대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국내 대표 이동통신업체인 SKT의 홍보실장이다. 젊은층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훤하게 꿰고 있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느낀거죠.” 그가 설명하는 프로게임단 창단 배경이다.

그래서 그는 단장을 맡게 된 데 대해 “사고가 한층 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동승했다는 사실에 기대가 크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이다 보니 명문구단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온다”며 엄살을 부리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을 보니 믿음이 간다”며 은근히 강팀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인다.


#기업 이미지에 걸맞는 팀컬러에 만족
“‘SK텔레콤 T1’은 선수 및 감독이 보여주는 팀컬러가 상당이 전략적이고 플래시한 느낌을 줍니다. SKT의 기업이미지와 똑같아요.”

서단장은 벌써부터 게임단 자랑이 앞선다. 원하는 색깔의 팀을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한가 보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번 프로게임단 창단을 계기로 직원들은 물론 임원진들도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며 사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으니 더이상 뿌듯할 수가 없다.

더구나 SKT는 기업 특성상 젊은층의 일거수 일투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게이머가 속해 있는 강팀을 창단했으니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SKT가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것은 e스포츠가 젊은이들의 주요 문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SKT 고객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심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45만명을 훌쩍 넘어선 임요환 팬클럽 회원수를 예로 든다. “최고 인기 연예인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예요. 프로게임단 창단은 이처럼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서단장은 SKT가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배경에 대해서도 “프로게임리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한다. SKT는 올초부터 SK텔레텍 및 SK커뮤니케이션스 등의 관련 조직이 프로게임단 창단을 위한 TFT를 구성해 협의를 진행해 왔고, 지난 3월 임요환이 속해 있는 4U팀을 인수해 SK텔레콤 프로게임단을 창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명문구단 육성이 목표
“수준 높은 플레이와 우수한 성적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명문구단으로 육성하는 것이 단장으로서의 최종 목표죠.”

그런만큼 그가 다지는 목표는 ‘최고’다. 이를 위해 그는 ‘SK텔레콤 T1’이 안정적이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우선 합숙 훈련장과 차량지원 및 선수들이 체력단련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갖춰줄 예정이다.

또 사내 에듀테인먼트 공간인 ‘액티움’을 이용해 선수들과 직접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선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선수들 대우와 관련해서는 이미 ‘최고 수준’을 약속한 상태다. 특히 향후 SKT는 물론 관계사의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프로모션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해볼 계획이다. 섣부르기는 하지만 임요환과 최연성 등 ‘SK텔레콤 T1’ 팀 선수들이 광고모델로 등장할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같은 그의 계획은 선수들에게 다른 생각을 안하고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차원이지 선수들을 몰아부쳐 훈련만 하도록 한다는 발상은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안정적인 게임단 운영과 선수기량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 팬클럽과의 연대감 구축 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며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팀이 건전한 가족문화의 일환으로 게임을 정착시키는데 일조하도록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스포츠로 접근
그는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KTF매직앤스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KTF와는 언제나 그랬듯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공식적인 멘트로 일관했다.

이번 SKT의 프로게임단 창단을 염두에 두고 KTF는 수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최근 들어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프로게이머 강민을 영입했다. KTF는 앞으로도 강민과 비슷한 급의 프로게이머를 계속 영입할 예정으로 있는 등 ‘최고의 팀’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 양팀간에 전운이 감도는 시점이다.

하지만 서단장은 “스포츠와 사업을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다. 사업은 사업이고 스포츠는 스포츠라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며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예전에 KTF가 농구단을 창단했을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으로 비춰졌지만 특별히 개의치 않았던 만큼 이번에 창단한 프로게임단도 마찬가지 자세로 임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경쟁을 통해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승부의 세계에서는 누구에게든 투지를 갖고 임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앞으로 펼쳐질 양사의 대결을 기대케 했다.


#e스포츠 세계화에 기여할 터
서단장은 특히 이번 프로게임단 창단을 통해 e스포츠를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시키는데 기여하고 싶어 했다. 사실 대기업이 프로게임리그에 참여한 것 자체가 장기적으로 게임산업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서단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리그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그는 “게임은 형식만이 바뀌었을 뿐 바둑이나 장기와 다를 바 없는 놀이 문화”라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마련해 게임을 세대를 초월한 놀이문화로 정착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창단한 ‘SK텔레콤 T1’을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팀웍을 지닌 명문구단으로 육성해 긍정적인 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주훈 감독과 임요환 선수를 비롯한 팀원 전원이 팀명의 의미에 걸맞는 팀웍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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