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주소를 생각하자
 
‘한국 게임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필자가 처음 게임업계에 입문한 90년대 후반 가장 많이 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그 당시 대답은 대충 이랬다.

‘미국이 PC게임 개발에서 선두, 일본은 비디오게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치, 그리고 유럽의 PC게임 개발은 미국보다는 약간 뒤쳐져 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 정도가 PC 게임 타이틀을 개발하는 수준이다.’

물론 이 당시에는 온라 게임에 대한 지명도가 없었던 시절의 얘기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인터넷환경의 발전으로 PC게임의 온라인화가 가속화 되면서 당연히 PC게임 선두인 미국과 인터넷 인프라의 천국 한국의 PC게임들이 온라인 게임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불과 이삼년 밖에 안된 환경의 변화이다. 일단 비디오 게임의 네트워크화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는 보류해 두기로 하자.

온라인게임의 부상은 신생 게임업체의 설립, 합병, 퇴출 이라는 조금은 정신 없는 업계의 구도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자금들이 게임업계로 흘러들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게임 개발자들도 그만큼 늘어났느냐는 것이다. 아니면 개발자들 수준이 갑자기 향상되었느냐 하는 질문도 아울러 나오게 됨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 좋은 우리 게임 회사들은 이 문제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 같다. 물론 해결방식이 모두 성공적이라고는 장담을 할 순 없지만 말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한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한다. “과연 게임 회사는 어떤 회사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물론 그 동안 힘든 업계의 환경 속에서 사라진 회사, 성공한 회사를 지켜보며, 또한 세계의 경제 흐름에 끼어있는 한국경제라는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며, 창의성과 수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게임회사는 운영이 그렇게 쉽지 만은 않다.

경영의 성패는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기술 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개발을 잘 했다 하더라도 시장을 이해할 마음이 없으면 시장진입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개발을 이해 못하고 마케팅만 그럴싸 하게 포장한 게임도 그 결과는 비참할 수밖에 없다. 이는 모두 마음보다 기술만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

사실 마음을 나누는 회사란 구성원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는 회사다. 몇 명으로 구성된 개발 팀이 아닌, 회사라는 조직으로 개발 뿐 아니라 영업, 마케팅, 관리 등 서로의 이해가 다른 분야에서도 한 방향을 보며 마음을 나누는 회사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게임회사가 많을수록 한국의 온라인 게임의 미래는 보장될 것이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게임환경의 변화기에 한때 반짝하고 사라져버리는, 그래서 다시 일본이니, 미국이니, 유럽 순으로 자리 매김하는 악순환은 없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마음자세다.
 
이젠사장(saralee@e-z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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