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선택
 
CJ의 꿈이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그 것은 다름아닌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손에 쥐는 것이다. 이에대해 주변에서는 욕심이라고 했고 그룹 성격과 맞지 않는다며 내부 반발도 거셌다. 그런데도 요지 부동 온·오프라인의 연결고리를 찾아왔다. 그들은 현재 진행중인 게임 메이저 플레너스와의 M&A 협상을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대미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협상이 바람대로 이뤄진다면 CJ는 지난 95년 영화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만 9년만에 자신들의 소망을 이루는 셈이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문화산업계에서 손을 떼는 어려움 속에서도 CJ는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영화 비디오 분야에서 그들이 보여준 능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내로라하는 작품과 배급은 CJ 브랜드가 박혀 있을 정도다. 영화 배급과 극장 점유율은 20%대를 웃돈다. 음반 공연분야의 수완도 놀랍다.

그들이 온라인분야를 자신들의 대미로 생각하는 것은 문화산업의 ‘윈도’ 개념을 굳이 적용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이를테면 오프라인만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 때문인지 그들은 인터넷에서 영토를 갖지 않으면 맹주로서의 입지도 원소스 멀티유즈의 실현도 요원하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플레너스의 선택을 교두보 마련 차원이 아니라 그들의 새로운 둥지 틀기로 분석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의 소망대로 플레너스를 품안에 넣으면 탄탄대로의 길이 열릴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방준혁사장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플레너스는 지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주력기업인 넷마블은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게임분야는 CJ와는 연이 닿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전력이 좋지 않다. 반면 경쟁사들은 대대적인 영토확장에 나설 태세고 대기업들의 가세 움직임도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이를 한데 묶어 보면 CJ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다. 초창기 영화시장에 진출, 잇단 고배를 마셨듯이,실타래를 한올 한올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척박했던 비디오시장 개척 시절을 되새기며 옷 매무새를 새롭게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화를 불러 올 수 밖에 없다.

CJ의 장점은 자신들의 목표를 묵묵히 하나 둘씩 실현해 왔다는 점이다. 삼성영상사업단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철수할 때도 흔들리지 않고 문화산업 영토를 지켜온 것은 CJ 단 하나 뿐이었다. 첫 술에 배불리려 해서는 곤란하다. 그런 측면에서 플레너스 방사장에게 일정기간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CJ의 새로운 도전이 공룡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 업계 동반자의 탄생이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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