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임요환 속한 4U팀 인수 규모 윤곽
 
‘테란의 황제’ 임요환(24)의 몸값이 20억원 규모로 급등했다.

SK텔레콤이 임요환이 속한 4U팀 인수에 투입키로한 금액이 2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년간의 계약 조건이다.
여기에는 물론 임요환을 비롯해 박용욱·최연성·이창훈·김성제·김현진 등 4U팀 선수 및 주훈 감독의 연봉과 새로운 숙소 마련비용, 팀 운영비, 차량 유지비, 각종 프로모션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SKT가 4U팀을 인수키로한 배경이 임요환을 영입함으로써 50만명에 육박하는 그의 팬클럽회원을 SKT가 새로 창단하는 프로게임단 ‘SK텔레콤T1’의 팬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임을 감안하면 임요환의 몸값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임요환이 받게 될 연봉은 지난 2일 강민이 KTF로 이적하면서 받기로한 연봉 1억1000만원보다 4000만원 정도가 많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강민의 최고 연봉 프로게이머 시대는 10일 천하로 무너지고, 임요환이 그 자리에 복귀하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SKT가 구단 창단에 투입하는 20억원 가운데 선수들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며, 선수들 연봉은 개개인이 모두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지급될 예정이다.

주훈 감독은 당초 4U팀 인수 조건으로 5억 5000만원의 계약금과 숙소와 관리비 및 차량유지비 등의 부대비용은 별도로 지원해 줄 것을 제안했다.

연습장으로 사용할 숙소도 만만치 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 위치를 주요 스타리그가 열리는 삼성동과 최대한 가까운 지역에 KTF가 새로 마련한 훈련장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조건과 환경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KTF매직앤스는 수서역 인근 장옥동에 임대료만 6억원이 넘는 연건평 100평 규모의 3층 주택을 통째로 빌려 지난 9일 입주했다. 단체 훈련장과 숙소는 물론 개인훈련장과 전략세미나실·휴게실 등은 물론 정원까지 갖추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강남 한복판에 마련될 SKT 프로게임단의 훈련장의 규모와 시설도 엄청날 것으로 추측된다.

SKT는 13일 신영철 홍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프로게임단 ‘SK텔레콤T1’ 창단식을 갖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 및 운영 방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SKT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중국 출장 중인 관계로 사인을 받지 못해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강의 인수 내용과 조건 등은 이미 정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e스포츠가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프로게임단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참여 목적은 기존 기업들과 유사하지만 운영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U의 주훈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금액과 조건은 통보받지 못했지만 SKT측이 ‘임요환을 비롯한 선수들 대우를 항상 최고로 해주겠다’고 약속해 SKT와 계약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요환, 초심
 
“대우에 걸맞는 성적을 내도록 노력해야죠.”

4U팀이 SKT에 인수됨에 따라 임요환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지난해 말 동양오리온과 결별하고 후원사 없이 지내온지 4개월만에 다시 대기업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임요환은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한다.

지난 1월 프리미어리그 통합결승전에서 이윤열에게 패한 후 “윤열이가 저를 다시 승부욕에 불타게 했다”며 새롭게 의욕을 다져왔지만 사실 그는 최근 벌어진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10연속 본선진출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SKT와의 계약이 지연되면서 마음 고생이 컸다.

하지만 이제 자신뿐 아니라 팀원들이 모두 최고의 대우를 약속받으며 SKT 유니폼을 입게 됐으니 일단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셈이다. 여기에 병무청에 확인 결과, 당초 올해 9월께 날라올 예정이었던 입영통지서도 내년 말께로 늦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선수 생명이 2년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 사실은 SKT와의 계약이 급물살을 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계약이 성사되기 까지는 MBC게임 스타리그에서 후배인 최연성이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팀리그에서도 우승하는 등 팀원들 모두가 똘똘 뭉쳐 강팀의 면모를 과시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제는 그가 최근의 부진을 떨치고 일어나 다시 한번 황제의 위용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임요환은 사실 이번 시즌에는 온게임넷과 MBC게임 스타리그 모두 본선진출이 좌절돼 다음 시즌을 노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MBC게임 마이너리그 예선이 첫 계단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다른 일은 신경 안쓰고 오로지 게임에만 몰두해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 줄겁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차근 차근 다시 올라가야죠.” 그래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재차 다짐한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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