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리그 4강 구도로 재편
 
SKT가 20억원대의 자금을 투여해 임요환이 속해 있는 ‘4U’팀을 전격 인수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동통신분야에서의 숙적인 SKT와 KTF간에 피를 말리는 경쟁이 불가피해 졌다. KTF는 이미 3년간 3억3000만원을 들여 ‘몽상가’ 강민을 영입하면서 세확대 전쟁의 불씨를 지폈다. 그러자 SKT는 임요환에게 1억5000만원의 연봉을 보장하며 최고 대우를 약속하는 맞불 전략으로 최강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양대 세력간의 경쟁은 물론 이들과 이윤열과 홍진호를 중심으로 이병민이라는 신예카드까지 갖춘 ‘투나SG’와 강민이 빠져나갔음에도 여전히 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슈마GO’ 간의 최고 구단의 명예를 놓고 벌이는 자존심 싸움도 볼만하게 됐다.


# KTF매직앤스, 스타군단 위용 갖춰
KTF는 강민을 영입하면서 언제든 주전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선수가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이윤열과 홍진호가 빠져나간 자리를 강민과 박정석 및 변길섭과 조용호 등으로 메우면서 명실상부한 스타군단으로의 위용을 되찾은 것. 여기에 최근 전성기를 능가하는 기량을 되찾은 김정민이 버티고 있고 이운재,한웅열,송병석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어 엔트리 구성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지경이다.

주전급 선수가 많다는 것은 팀리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게임리그 무대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가장 큰 도움은 연습 상대를 해줄 고수가 많아 언제든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 특히 박정석에 이어 강민이 합류함으로써 최강의 프로토스 유저를 확보하게 됐다.

조용호는 홍진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저그 유저이고 김정민을 비롯해 변길섭과 이운재,한웅렬 등은 모두 내로라하는 테란 유저다. 종족별 고수들이 대거 모였인데다 대부분이 어린 선수들이라 흡수력이 강해 서로가 플레이 성향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

초호화판(?)으로 꾸며진 새로운 숙소로 이전하면서 선수들의 사기도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태라 이제는 명실상부한 최강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더구나 KTF는 스타급 플레이어 3명을 추가로 영입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 선수 라인업 구성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 SK텔레콤T1 급부상
임요환이 이끄는 ‘4U팀’은 ‘SK텔레콤T1’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서 한층 더 강해지게 됐다.
특히 임요환이 “황제의 건재함을 알리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투지를 불태우고 있어 조만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MBC게임 스타리그 우승에 이어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에 오른 최연성은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새로운 테란의 강자다. ‘치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물량을 바탕으로 임요환식의 신출귀몰한 전략과 세세한 콘트롤이 더해지고 있어 벌써부터 이번 시즌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도 그를 강력한 우승후부로 꼽는 이들이 많다.

‘악마토스’ 박용욱이 삭발투혼을 보이며 개인전은 물론 팀리그에서의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이를 악문 것도 호재다. 여기에 김성제도 본선무대에 진출하며 임요환이 부진한 틈을 메워주고 있고 팀내 유일한 저그유저인 이창훈과 김현진도 개인전 성적은 빼어나지 못하지만 팀리그에서의 공헌도가 높다. 그러고 보면 ‘SK텔레콤T1’은 누구 하나 모자람이 없는 팀 구성원이 자랑이다.

더구나 SKT에서 주요 게임대회가 열리는 삼성동 부근에 최고의 훈련시설을 갖춘 숙소를 마련해 주기로 함에 따라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도 늘었다. 이는 체육심리학을 전공한 지장 주훈감독의 체계적인 훈련방식과 맞물려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시즌 MBC게임 팀리그 우승한 팀이 SKT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으니 고기가 물을 만난 셈이다.


#‘투나SG’, ‘슈마GO’도 건재
이윤열과 홍진호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투나SG’ 역시 강팀이다. ‘천재테란’ 이윤열은 누가 뭐래도 강력한 우승 후보. 특히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천재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가 관심사다. 최근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폭풍저그’ 홍진호도 건재하다.

여기에 지난해 MBC게임 스타리그 4강을 차지한 신예 테란 이병민의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 시즌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신인왕으로 등극한데 이어 최근 첫 출전한 온게임넷 챌린지리그의 기회를 본선무대로까지 이어간 올해 최고의 기대주다.

지난 시즌 온게임넷 프로리그 우승팀은 ‘슈마GO’ 역시 건재하다. 강민을 KTF에 내주기는 했지만 ‘퍼펙트테란’ 서지훈과 박태민이 제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데다 김환중과 전상욱 ·마재윤 등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신예 선수층이 두텁다. 특히 전상욱은 최근 끝난 온게임넷 스타리그 듀얼토너먼트에서 황제 임요환을 탈락시키며 본선에 진출, 사기가 충천해 있는 무서은 신예다. 또 이재훈은 아직 이렇다할 성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모든 팀에서 탐을 내고 있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선수를 위해 어렵게 구단주를 설득해 이적 승인을 받아냈다”며 “선수가 잘되는 것이 보람”이라는 ‘슈마GO’ 조규남 감독이 강민을 떠나보내고도 느긋하게 이번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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