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다양하게 선보일 터
 
“보여주는 방송에서 참여하는 방송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MBC게임 장근복 신임 사장이 대외적으로 표명한 MBC게임의 나아갈 방향이다.
길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지 1주일이 채 안됐지만 장 사장은 “경쟁사에 비해 아직까지 열세인 점을 인정한다”는 솔직한 얘기로 시작, MBC게임의 역할과 좌표를 재설정해 나갔다.

#기획분야 두루 거친 MBC 기획통
“MBC게임이 짧은 기간 동안 많이 발전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는 앞서 나간다는 의미보다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 나가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청자와 함께하는 방송 이미지를 확대시키고 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장 사장은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다. 78년 MBC 입사 후 기획조정실 팀장과 기획국 기획부, 전략기획국 국장을 지냈다. 90년대 말에는 MBC계열사 개편추진팀 팀장과 사업국장을 거치며 현재의 MBC게임 탄생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기획통으로서 ‘충분히 생각한 후 기획하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 사장이 준비한 ‘참여하는 방송’으로의 변신 전략은 4가지로 압축된다. 시청자가 참여의 장 확대, 지상파 방송인 MBC와의 적극적 연계, 국내 고유의 게임콘텐츠 개발, 게임 방송 컨텐츠의 해외 수출이다. 기획통답게 각각의 계획은 상호 보완적이다. 가만히 살펴 보면 하나의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계획의 실천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는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다.

#게임방송, 공익적 역할 간과해
특히 그는 게임의 건전한 이용을 위한 방송 역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직까지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알지는 못하지만 게임이 가진 긍정과 부정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 영향에 대해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려 했다. 그는 “그동안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은 사실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이라는 정도였으나 이제는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적 척도로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방송의 역할로 돌아와 그는 “그동안 게임이 재미있고 즐겁다는 점은 강조돼 왔지만 정작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나 중독으로 표현되는 심각한 부작용, 이에 대한 상담 및 해결 방법 등 공익적 측면이 상당히 간과돼 왔다고 보인다”며 "게임의 즐거운 면과 더불어 이에 대한 부작용까지 토론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일면 게임방송사 사장이기에 앞서 중학교 3학년 생 늦둥이 아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의 솔직한 심정도 드러나 있다.

#우리 고유의 게임콘텐츠 개발에 적극 참여
방송의 역할과 기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시기이기에 전문 방송사 사장으로서 그가 가진 게임에 대한 관점은 여러모로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게임에 대한 관심과 저변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e스포츠의 대명사 스타리그는 사실 양대 게임 방송사가 주도해 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방송에 종사하는 캐스터, 해설가, 게임자키는 수천, 수만명의 팬카페 회원을 보유하고 게임 매니아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활동한다. 게이머, 게임마니아의 일거수 일투족을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도 방송의 역할이고 기능이다.
이러한 방송에 대한 관심과 확대된 영향력을 다시 시청자와 게임업계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장사장은 보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제1회 챔피언스데이’처럼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즐기는 장을 프로그램으로 마련하겠다”는 뜻은 이 같은 생각의 바탕에서 나온 것이다.
등산과 국악감상이 취미라는 장 사장은 그래서인지 유난히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이다. ESPN의 새로운 등산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동적인 스포츠보다는 정적인 스포츠가 깊이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비즈니즈면에서는 “무엇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고유의 독특한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급선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이것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특히 MBC 방송프로그램을 활용한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현했다. MBC하면 떠오르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역동적인 젊은 일꾼의 보조자 역할 할 것
이와관련 안팎에서 우려의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젊고 활기차고 역동적인 게임 바닥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하고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 그는 “게임 분야가 젊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창조적인 생각을 지닌 젊은 직원들의 생각을 하나의 틀 속에 넣고 싶지는 않다. 단지 그들에게 부족한 부분일 수 있는 경험을 보완하고 간단한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철학을 갖고 임하도록 지원하는 CEO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위축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그는 "업체 관계자 뿐 아니라 게임방송과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발전협의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게임산업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창구로서 말이다.
어느 분야로든 게임산업에 있어 활로가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MBC게임의 새로운 역할과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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