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이거 흥미진진한데!
 
‘맞고’는 더이상 고스톱이 아니다.
무슨 얘기인지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포털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맞고’는 일명 2명이 대결을 펼치는 화투 게임.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스톱의 한 옵션 정도로 생각됐으나 이제는 어엿한 게임포털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게임포털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맞고’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 규칙까지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뿐인가. 2000년도 유행하던 평범한 웹게임과 비교하면 규모와 내용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다른 ‘맞고’의 묘미
 
평범한 고스톱이라고 생각하고 온라인 ‘맞고’에 들어갔다가는 황당한 룰과 규칙때문에 어리둥절해 할 수도 있다. 쌍피의 숫자가 터무니없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점수를 늘려주는 미션, 상대의 피를 빼앗아 올 수 있는 보너스패 등 열거하기 힘든 다양한 기능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다양한 미션들이 등장하며 상상할 수 없던 게임 점수를 올릴 수도 있다. 대박을 노릴 수도 있지만 한달 넘게 고생해 모은 사이버머니를 1분만에 날려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게임의 묘미인 심리전을 보다 적나라하게 펼칠 수 있도록 인기 스타들의 목소리로 상대를 자극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와 커뮤니티 기능까지 도입되면서 이제 ‘맞고’는 어떤 캐쥬얼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또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진보주의자 ‘피망’
 
전형적 오프라인 ‘맞고’의 대변화를 주도한 곳은 게임포털 ‘피망(www.pmang.com)’이다. 지난해 새로운 브랜드로 ‘피망’을 도입한 네오위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컨셉으로 ‘맞고’에 처음으로 미션 개념을 도입했다. 경기를 이긴 사람이 그 판에 내려진 임무까지 완수하면 기본점수에 미션 배수를 곱한 만큼 사이버머니를 획득할 수 있게 한 것. 한마디로 짧은 한판의 대결로도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피망의 ‘맞고 플러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단순히 피를 늘리는 용도로 사용하던 보너스패의 개념을 탈피해 상대가 마지막으로 먹은 광, 열끗, 띠, 피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분신술이라는 패를 사용하면 자기가 먹은 모든 패를 하나씩 늘릴 수도 있다. 또 아이템패를 활용하면 잠자는 패를 비롯해 상대편 패까지 몰래 살펴볼 수 있다. 미션에 성공한 사람이 골드패까지 갖고 있다면 획득한 점수의 100배가 넘는 사이버머니를 싹쓸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게임의 대반격
 
‘피망’의 돌풍에도 자신들의 아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자신해오던 ‘한게임(www.hangame.com)’도 최근 기존 맞고에 애니메이션 효과와 액션성을 강화한 ‘新맞고’를 오픈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밋밋한 ‘맞고’로는 더이상 게임포털 선두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피로 사용해온 보너스패의 기능을 바꿔 상대의 피까지 가져올 수 있게 했다. 초반 스퍼트가 좋을 때 잘 활용하면 상대가 손도 써보지 못한 채 무릎을 꿇게 만들 수 있다. 점수 산정방식도 바꿨다. 플러스 미션이라는 개념을 도입, 특정 미션을 성공하면 점수까지 추가된다. 평범한 고스톱이라면 ‘스톱’을 외칠 수 없지만 ‘신맞고’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밀기기능’과 ‘대박보너스’ 등은 게임의 짜릿함을 배가시키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밀기 기능’으로 승점을 다음판으로 이월해 다시 이기면 점수의 두배를 획득할 수 있으며 대박패가 들어왔을 때 승리하면 획득한 점수에 대박 배수를 곱한 만큼 사이버머니를 획득할 수 있다.
 
‘맞고’를 잡으면 선두가 보인다
 
‘맞고’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다른 게임포털들도 예외가 아니다. 피망이 개그맨 김제동을 활용한 마케팅에 성공한 이후 후발 게임포털들이 인기 연예인의 목소리를 앞다퉈 도입해 ‘맞고’ 유저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엠파스의 ‘게임나라닷컴(www.gamenara.com)’은 강호동과 정준하, 김미연 등 3명의 인기 개그맨을 홍보 첨병으로 기용했다. ‘다음게임(game.daum.net)’은 박준영 등 ‘갈갈이 패밀리’을 내세우고 있으며 ‘네이트닷컴(www.nate.com)’은 배칠수 맞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오픈타운의 ‘앗싸고(www.assago.net)’는 ‘맞고’에 커뮤니티까지 도입했다. 블로그, 화상채팅, 쇼핑몰, 디자이너클럽 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결합해 하나의 커뮤니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컬투의 정찬우와 김태균씨가 운영하는 ‘개그게임(www.gaggame.com)’도 자신들의 인기 유행어인 옥희 버전과 전라도 버전 등 재미있는 11가지 음성을 도입했으며 엽기적인 그래픽을 지원하는 ‘개그 맞고’를 서비스해 주목받고 있다.
 
신개념 ‘맞고’와 유저의 선택
 
‘맞고’의 진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다 보니 유저들도 적지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너무 크게 바뀐 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각 브랜드마다 제각각인 룰때문에 여러 포털의 게임을 고루 즐기던 유저들의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전통룰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많은 미션이나 옵션을 도입하다보니 고스톱의 묘미를 도리어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격적인 룰을 도입한 신개념 ‘맞고’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피망이 미션을 도입해 새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신개념 ‘맞고’가 다시 한번 고스톱판을 뒤바꿔 놓을지 아무도 모른다. 유저들의 선택에 따라 포털업체들의 판세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보수적인 고스톱의 참맛을 선택할지 아니면 파격적인 진보의 묘미를 선택할지 유저들의 반응이 궁금한 것도 모두 이때문이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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