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의 티’로 얼룩진 야구게임 대명사
 
‘MVP 베이스볼’은 EA스포츠가 지난해 기존 ‘트리플플레이’ 시리즈를 완전히 뜯어고쳐 선보인 역작이다. 스포츠게임에 관한한 아성을 구축해온 EA지만 유독 야구에서는 왕좌를 경쟁업체에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세를 반영하듯, 2004년판 ‘MVP 베이스볼’은 2003년판에 비해 훨씬 완성도가 높아졌다. 훨씬 정교해진 그래픽이나 리얼리티는 현존하는 야구게임 가운데 ‘으뜸’이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가뜩이나 지난해 경쟁업체 3DO가 공중분해되며 ‘하이히트 베이스볼’의 2004년판 출시가 불발돼 ‘MVP 베이스볼 2004’는 야구게임에 관한한 독주체제를 갖춘 양상이다. 하지만 야구게임 열혈팬들은 여전히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성의가 없을 정도로 불편한 조작감이나 아직 엉성한 인공지능이 여전히 눈에 걸린다는 지적이다. 모처럼 PC게임을 대한 크로스리뷰팀의 평가도 비슷했다. 그래픽은 압권이지만 ‘옥의 티’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평점 : 6.5
그래픽: 8.3
사운드: 7
완성도: 6.3
흥행성: 7.3
조작감: 4
 
‘MVP 베이스볼 2004’는 어떤 게임
 
생생한 모션캡쳐 ‘TV중계’ 방불

‘MVP 베이스볼’은 미국 메이저리그를 소재로 한 야구게임이다. EA가 매년 메이저리그 개막에 앞서 출시하는 이 타이틀은 메이저리그를 게임상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EA는 그동안 ‘트리플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이 게임을 출시해오다 지난해부터 ‘MVP 베이스볼’로 이름을 바꾼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야구게임 평정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 등장하는 팀은 물론 모든 선수들의 전력이 거의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돼 박찬호 등 특정 선수의 실력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는 툴로 사용될 정도다.
지난달 출시된 2004년판은 전작에 비해 보다 현실감이 더해진 모습으로 야구게임 마니아들에게 돌아왔다.
특히 실제 선수들의 얼굴과 똑같은 3D 모델링이라든지, 정교한 모션캡쳐는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찬호, 최희섭, 김병헌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낯익은 얼굴도 이 게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타자들의 타격자세나 공을 쫓아가는 수비수의 몸놀림, 투수와 포수의 움직임은 마치 TV를 통해 야구중계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스포츠게임의 생명이 리얼리티에 있다면 이 게임은 그 원칙에 가장 충실한 셈이다.
하지만 2004년판은 여전히 키보드 조작이 불편한데다 CPU의 인공지능이 현실 야구를 쫓아가지 못하는 허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EA는 오는 20일 PC버전에 이어 PS2와 X박스 버전으로도 이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콘솔 게임은 PC게임이 갖는 키보드로 이뤄지는 불편함을 한껏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 : EA스포츠
배급사 : EA코리아
플랫폼 : PC, PS2 X박스(출시 예정)
장르 : 스포츠
 
EA 스포츠가 던진 사사구
 
김성진 PC파워진 기자 hanrang@powerzine.com

야구게임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한 실감나는 간접체험이다. 특히 전세계 야구팬들이 24시간 주시하고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스타들이 즐비한 ‘메이저 리그’ 정도라면, 야구장의 잔디 한 포기도 실제와 다르게 묘사된다면 그 누구도 참고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나의 야구게임을 위해 개발사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수들의 외모, 행동, 버릇, 투구와 타격 폼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렇다고 마치 비행 시뮬레이션처럼 게임 자체를 엄격하고 소심하게 진행하도록 방관하는 것도 죄인지라, TV 화면으로 시청하는 재미와 키보드로 직접 플레이하는 느낌을 골고루 전달해줘야만 한다. 이것은 야구게임의 진정한 화두다.
EA스포츠의 ‘MVP 베이스볼 2004’는 잘 만든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쓰레기 취급을 받았던 ‘트리플플레이’를 버리고 입산수도한 끝에 발표한 게임답게 사실성과 아케이드적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으며 또한 어느 정도 성공했다. 사실 ‘트리플플레이’는 6할대 타자가 즐비하고 한 시즌 홈런이 160개가 터지는 등 어이없는 게임이었다.
메이저리그와 더블 A 선수들이 모조리 등장하며 다양한 능력치와 옵션, 모드 등은 김병현의 삼진처럼 속 시원하다. 하지만 게임패드에 최적화된 플레이와 일부 선수들이 너무나 낮게 평가되어 있는 점, 실제와 다른 피칭 모습 등은 문제다. 슈퍼맨처럼 움직이는 수비수들과 공격과 수비의 언밸런스는 이해할 수 있고 조절도 가능하다. 하지만 EA 스포츠가 조금이라도 성의를 가지고 있었다면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플레이를 지원하고도 남았다. 홈플레이트와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걸치도록 던지는 것 자체가 키보드로는 불가능하며 밀어치기와 당겨치기, 올려치기, 번트 등 다양한 타격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이와 동시에 연계해야 하는 도루나 히트 앤 런을 하기란 ‘신의 손’이 아니면 불가능할 지경이다. PC버전의 게임을 오로지 콘솔게임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키보드로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라는 식의 배짱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MVP 베이스볼 2004’는 여러 면에서 괜찮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의 무성의가 게임을 망친 케이스다. 결국 EA 스포츠는 재기에 성공한 투수와 특수 제작한 야구공으로 야구에서 가장 꺼리는 사사구를 던진 것이다.

평점 : 5.6
그래픽: 7
사운드: 5
완성도: 5
흥행성: 7
조작감: 4
 
여전히 허점 많은 ‘미완의 대기’
 
이광섭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기자 dio@gamerz.co.kr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를 위시한 수많은 거대 프랜차이즈를 가진 EA지만, 사실 EA를 살찌우고 있는 것은 매년 발매되는 수많은 스포츠 게임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무려 10종이 넘는 다양한 스포츠가 게임화되며 각각 높은 완성도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피파’시리즈를 제외하면 그다지 큰 반응을 얻고 있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유독 EA의 스포츠 게임 시리즈 가운데 경쟁 업체에게 밀리던 것이 바로 야구였다. ‘트리플플레이’라는 시리즈가 있었지만 라이벌 게임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곤 했다. ‘트리플플레이’는 리얼리티를 생명으로 하는 야구게임의 정석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완전 일신하여 발매된 새로운 시리즈가 ‘MVP 베이스볼’ 시리즈다. 두 번째 시리즈인 이번 ‘MVP 베이스볼 2004’는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투구시스템을 개선하고, 여기에 새로운 타격시스템을 추가해 보다 치는 맛이 있는 게임으로 변모했다.
또한 현존하는 야구 게임 중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줄 뿐 아니라 수많은 메이저리거의 모션을 최대한 살렸다. 사운드 역시 현장감이 매우 높아 마치 실제로 야구장에 와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그 덕분에 투타의 매력을 확실히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플레이하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까지 재미있는 게임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최근 여러 스포츠 게임에서 보여주고 있는 추세인 ‘전략적인 스포츠’라는 면에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다이너스티 모드는 마이너리그까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 등이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콘솔 시장이 강세이기 때문인지, PC 버전의 조작성은 최악에 가깝다. 최신의 몇몇 조이패드가 아니라면 대응조차 불가능하고, 키보드로 조작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어 조작성이라는 부분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 여기에 멀티플레이 역시 아직 불안하다. 아직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대단히 훌륭한, 그리고 액션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야구 게임이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상당히 눈에 띄는 ‘미완의 대기’다.

평점 7.2
그래픽 9
사운드 8
게임성 7
흥행성 7
조작감 5
 
전교생 단 한명에서 1등을 하는 기분이란…
 
윤주홍 게임메카 기자 rough4719@gamemeca.com

벚꽃이 피고 여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봄이 돌아왔다. 그와 함께 야구경기라면 먹던 밥그릇이라도 팽개쳐 놓고 구장으로 떠나는 열혈야구팬들의 시즌이 돌아왔다. 게이머들이면 누구나 기다릴 법 했음직한 야구게임도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고개를 내밀 시기. 바야흐로 1년에 한번씩 정기행사를 치루는 야구게임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꿈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하이히트 베이스볼’이라는 걸출한 라이벌을 만들던 3DO가 이곳저곳에 팔려나간 마당이지만 왠지 올해엔 MVP 베이스볼 하나만으로도 시즌을 흥겹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MVP 베이스볼 2004’는 ‘전략적인 면을 제외한다면’ 사상 최고의 야구게임이다. PC게임이라는 플랫폼에서 유일무이한 야구게임이라는 점이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실제 야구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MVP 베이스볼 2004’의 그래픽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울만한 일이 아니다. EA가 만든 여느 스포츠게임이 그렇듯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개발력은 사운드와 그래픽 그리고 선수 라이선스에 이르기까지 즐기는 야구게임으로서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투타’로 명명된 ‘MVP 베이스볼 2004’만의 타격시스템은 메이저리그의 로망을 꿈꾸는 게이머들에게 풍요로운 만족감을 선사하는 특징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일무이하다는 야구게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MVP 베이스볼 2004’를 사상최고라는 단어로 치켜주기엔 아직 고쳐야할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PC라는 플랫폼을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키보드 조작과 조이패드의 어설픈 지원은 앞서 언급했던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여전히 멍청하다고 생각되는 컴퓨터의 인공지능 역시 혼자 즐기는 웰빙 게임족들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단점이다.
이번 작품을 즐긴 많은 야구게임 마니아들이 여전히 ‘하이히트 베이스볼’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반증하는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떨어지는 겉모습과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야구는 역시 방대한 데이터와 정확한 시뮬레이션이라는 특징이 받쳐준 상태에서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평점 7
그래픽: 9
사운드: 8
완성도: 7
흥행성: 8
조작감: 3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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