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승부 e스포츠 중계 '파워 우먼'
 
“여자와 스타리그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을 확실히 깰거예요.”
 온게임넷의 유일한 스타리그 여성캐스터 정소림씨(30)의 야무진 각오다.
스포츠 중계에 여자 캐스터는 언뜻 보기에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축구나 야구 중계에 여성 캐스터는 아직 없다. 해외 방송에서나 가끔 볼 수 있을까. 온게임넷 스타 챌린지 리그의 정소림 캐스터가 돋보이는 이유다.
스타리그 캐스터로서 정소림이 있기 전 e스포츠의 대명사 스타리그는 여자 캐스터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유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급박한 순간순간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회, 그것도 생중계를 여성 캐스터가 소화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인천방송 시절부터 ‘캐스터’로 방송 일을 시작한 그가 게임방송에 들어와 캐스터를 맡지 못한다는 것은 역할을 떠나 자존심의 문제였다. 1년여를 기다린 끝에 캐스터의 역할이 주어졌다.
“분명히 다르긴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게임의 절정의 순간에 느껴지는 남성의 목소리에는 힘과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내 목소리는 아무리 크고 높아도 그러한 힘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뒤따르는 좌절감도 맛봐야 했다. 여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여성 스포츠 캐스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격려해 준 선배의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평가에 힘을 얻는다는 정 캐스터. 최근에는 늘어나는 팬카페 회원과 그들의 격려가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되고 있다. 1년 째 챌린지 리그를 도맡아 중계하며 그는 더 큰 꿈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스타리그 본선 무대에서 캐스터로 활동하는 것이다.
여성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이미 깼다. 나머지는 스스로의 노력에 달려있다. “각오요? 공격과 방어력을 3단계 풀업시키고 뛰면 되지 않겠어요?”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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