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중고 게임 거래를 놓고 게임 메이커와 판매점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여차하면 한판 붙을 태세다. 메이커는 중고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돼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판매점들은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다며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양쪽 모두 시장과 소비자를 앞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결국 자신들의 매출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중고든 신품이든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다. 또 중고 게임의 1차 발생은 소비자로부터 나온다.
거래 자체가 불법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중고 거래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전체 시장을 고려한 도덕적 선택을 요구할 수는 없다. 값이든 품질이든 경제적 효과를 좇아 가는 것이 소비자다. 시장 역시 소비자의 요구와 이해에 맞춰 형성될 뿐이다. 해답은 소비자에 있는 것이다.
퍼블리셔는 합법적 중고게임 거래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면서도 무자료 거래나 불법 복제 단속을 빌미로 삼아 전자상가내 중고 게임의 거래를 줄여 가려는 모습이다. 판매점들은 신제품에 판매에 비해 돈이 된다 싶어 너도나도 중고 거래를 취급하고 부추겨온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먹고 살려고 중고품을 판매한다며 무자료 거래를 일삼는 것도 사실이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면 올바른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 퍼블리셔는 소비자가 중고품을 원하는 이유와 중고로 되팔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경제적 사정이 중고 거래의 주된 이유라면 이것을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도 있다.
판매점도 마찬가지다.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만을 탓하며 눈앞의 이익에 휘둘릴 것이 아니다. 신제품 시장의 침체는 결국 중고품의 거래 정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신제품 없는 중고 시장이란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퍼블리셔는 장기간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 기획과 보급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해소해 나가고, 판매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제품 권유 및 중고품의 적절한 취급 조절을 실천하면서 최후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기도록 하자.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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